[편집자주]

합덕성당(주임신부 홍광철)은 매년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맞아 ‘풍악을 울려라’라는 주제로 지역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축제는 긴 역사를 가진 천주교의 성체거동을 통해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성체신심을 함양시키고, 지역주민들에게는 전통문화를 복원시킴으로서 함께 기쁨을 나눈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기독교, 불교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로 그 의미를 더해가고 있는 합덕성당 성체거동이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천주교의 오랜 전통이자 종교를 넘어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합덕성당 성체거동을 앞두고 그 의미를 되짚어 보고 올해 축제 일정을 소개한다.

천주교의 대표적인 신심 행위가 지역축제로

성체강복과 함께 천주교의 대표적인 신심 행위인 성체거동은 세계 곳곳에서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맞아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풍수원과 감곡에서 성체거동을 진행한다. 풍수원은 춘천교구와 원주교구가 공동으로 행하는데 1920년에 시작된 풍수원 성체거동은 6.25 전쟁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맞춰 열린다. 합덕성당과 공세리에서도 번갈아가며 성체거동을 진행하는데 합덕성당의 성체거동은 6.25 전쟁 때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후 잊혀졌던 합덕성당 성체거동은 지난 2009년부터 부활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넓은 평야를 자랑하는 합덕에서 진행되는 성체거동은 모내기를 끝낸 시기와 맞물리는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맞아 합덕 들판에 새 생명이 자라나는 것을 축복하고 풍요로운 결실을 기원하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합덕성당 성체거동은 특정 종교의 의식 행사를 넘어 지역 화합 축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전야제에는 천주교, 기독교, 불교 등 타 종교인들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이 종교의 벽을 넘어 함께 공연 무대에 오르고 어우러지는 축제로 진행되고 있다.

제병 만들기 체험 첫 도입

올해 합덕성당 성체거동에서 주목할 만 한 점은 처음으로 ‘제병 만들기 체험’이 도입된다는 것이다. 합덕성당은 올해 성체거동 미사에 봉헌되는 제병을 직접 만들어 의식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교회에서는 모든 성당에서 제병을 직접 만들어 사용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가르멜 수도회’에서 만든 제병을 사용한다. 밀떡으로 만든 제병은 미사 중에 예수의 몸으로 변화되고 이것을 성체라고 한다. 성체성사는 ‘예수가 당신의 몸을 빵의 형상으로 내어주는 사랑과 나눔’을 의미한다.

홍광철 신부는 “성체거동 미사에 봉헌되는 제병은 모두 지역의 일치와 화합을 기원하며 합덕성당 신자들이 지역의 비신자들과 함께 손수 만들어 봉헌할 것”이라며 “농촌에서는 마을에 잔치가 있으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음식을 만들고 돕는 것처럼 제병만들기를 통해서 지역의 일치와 화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합덕성당과 합덕유스호스텔을 찾는 순례자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제병만들기 체험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합창과 농악, 흥겨운 축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는 ‘지역의 화합을 이끄는 합덕성당 성체거동’의 의미가 여실이 드러나는 시간이다. 올해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역내 각 종교계 합창단이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다.

온누리합창단과 당진 가톨릭 소년소녀 합창단, 지역 사찰 찬불대 등이 아름다운 합창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 밖에도 여울, 신상옥과 형제들, 군립합창단 등의 초대 공연도 이어진다.

합창 공연으로 시작된 축제는 농촌지역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농악 한마당으로 막을 내린다. 이튿날 점심시간에 펼쳐지는 농악한마당에는 지역내 각 단체 농악대의 길놀이와 마당놀이가 준비되어 있다.

성체거동이란?

성체거동은 성체강복과 함께 천주교의 대표적인 성체신심 행위다. 이미 초대교회 때부터 대표적인 그리스도교 신심 행사였다. 중세에 이르러 신자들은 자주 성인들의 축일, 특히 순교자들의 축일에 그들의 유해를 모시고 또는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축일에 성상, 성화, 십자가 등을 들고 행렬하였는데 이 행렬에는 감사, 참회, 속죄, 축복청원 등 매우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성체거동은 예수님의 몸인 성체를 모시고 함께 행렬하며 모든 이에게 복을 빌어주고 모든 이가 복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 행렬을 통해 신자들에게는 성체 신심을 북돋우고, 의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준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2007년 성체거동 중에는 합덕 들판 하늘에 무지개 빛 해무리가 3시간 동안 나타났고, 2009년과 2010년 성체거동 때도 해무리가 나타났다.

합덕성당 성체거동은 천주교 신자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지역의 축제였다. 천주교회의 축일 중 하나인 ‘성체와 성혈 대축일’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모를 나눠 심고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다. 쉬는 시간에 지역 주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축제다. 합덕성당 성체거동은 6.25 전쟁 중에도 진행됐으며 당시에는 성체거동 행렬을 보려고 마을 길가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전해진다. [홍광철 신부 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