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수 씨는  1967년 당진읍 사기소리에서 태어나 북창초등학교 23회, 신평중학교 17회, 대전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순성 아찬리에서 부장농장을 운영하며 (사)전국한우협회 당진군지부 전 사무국장과 현 자연소리 당진한우 이사를 맡고 있다.

수입산 쇠고기 개방, 구제역 파동, 한미FTA... 최근 축산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 축산 농가들 사이에서도 시장 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책마련과 동시에 자구책 마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가운데 철저한 농장 관리와 사육 시스템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어 주목을 받는 농장이 있다. 축산품질평가원에서 전국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평가 한우부문에서 대전·충남 대상을 차지한 순성면 아찬리 부자농장 류형수 대표가 주인공이다.

류 씨의 수상 소식은 축산물의 품질향상을 통한 국내산 축산물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농림수산식품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인 축산품질평가원에서 주최한 평가였다는 점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꽃 피는 축사, 깨끗한 농장

지난해 구제역 파동 후 다시 찾아 온 겨울, 엄격해진 농장의 방역 때문에 류 씨를 농장 밖에서 만났다. 류 씨는 다행히 구제역을 모면했지만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던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농장을 소독하다 그만, 어머니가 한쪽 눈을 실명하는 사고까지 겪었다. 왕래하며 가깝게 지내던 다른 농장주들과도 서먹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다시 찾아 온 겨울, 지난주 류 씨는 구제역 백신까지 모두 끝내고 더 철저하게 소들을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농장을 직접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지, 류 씨는 휴대전화 속 사진을 꺼내 놓았다. 사진 속에는 노란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우리 농장이에요. 예쁘죠? 봄에 꽃이 활짝 피었을 때 찍은 거예요. 꽃 뒤로 보이는 곳이 우리 소들이 사는 축사고요.”

류 씨는 악취와 파리로 근처를 지날 적마다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축사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를 시작했다. 물론 축사가 깨끗해야 병균도 생기지 않고 소들도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 농장을 가꾸게 된 첫 번째 이유였다.

지난달 23일 축산품질평가원 평가대상 한우부문에서 대전·충남 농가 중 대상을 수상한 류 씨는 “한우고급육 생산에 대한 열정이 매우 높으며, 철저한 방역 및 사양관리로 농장을 청정화해 지난 1년간 도축한 소 중 90.1%가 육질 1+ 등급 이상을 받았다. 고급육 생산정보 교류를 위해 순성한우작목반을 구성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출하할 때마다 도축장을 방문해 품질평가사와 정보교환을 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것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정신

류형수 씨는 당진 한우농가 중에 먼저 시작한 것이 많다. 현재는 보급량이 늘어난 모든 영양소 요구량을 완벽하게 맞춘 완전혼합사료인 TMR 사료 급여가 그 중 하나다. 축산물 위해 요소 중점관리기준인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것도 그렇다.

“제가 비교적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여요. 그리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는 편이고요. 인터넷이나 신문 등을 보면서 농장에 도입하면 좋을 기술이나 시설을 찾아보고 효과적이겠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알아봤죠. TMR도 제가 가장 먼저 시작했어요. 해썹 인증은 충청도에서 저희 농장이 1호고요.”

2008년 류형수 씨는 충청도에서 개인목장 최초로 해썹 인증을 받았다. ‘해썹’이라는 말이 익숙지 않던 시절, 그의 새로운 시도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걸 한다고,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니냐고, 인증을 받으면 뭐가 생기냐고 말들이 많았죠. 그래도 전 농장을 깨끗하게 하는 게 앞으로는 가장 중요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먹을거리를 원하기 때문이죠.”

류 씨는 무항생제 인증도 받아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한우를 생산하고 있다.

부전자전, 대를 잇는 부자농장

류 씨는 대전체고에서 육상선수로 활동하다 군대를 제대하고 아버지에게 농장 일을 배웠다. 학창시절 힘들었던 운동을 다시 하기 싫었던 찰나에 아버지 일을 돕다 ‘소 키우는 일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열심히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농장 일이 제게 딱 맞다 싶었어요. 게다가 소만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거예요. 가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좋은 소를 길러낼 수 있냐고 묻는데, 전 따로 하는 건 없어요. 농장에 비질 한 번 더하고 소랑 눈 한 번 더 마주치며 아픈 곳은 없는지 꼼꼼히 챙기는 것 밖에요.”

류 씨는 자신의 농장 경영 마인드는 모두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죠. 저희 아버지는 뭔가 남다른 분이셨어요. 남들 다 심는 농산물을 키우는 게 아니었어요. 옛날부터 서울 가락동 시장에 가서 인기가 높은 작목이 무엇인가 시장조사를 하셔서 남들 안 심는 부추를 심으셨죠. 합덕장에서 서로 가져가려고 줄을 섰었어요. 부추를 키워서 매년 송아지 5~6마리를 살 정도였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고 받아들이는 자신의 성격 역시, 아버지의 영향이란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일까, 류 씨의 아들 류의주(충남체고) 군 역시 학창시절 운동을 했던 아버지 뒤를 이어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소년체전에서 메달을 수차례 획득하며 이미 당진 체육계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이기도 하다.

류 씨는 “이왕 충남도에서 우수한 농장으로 상을 받았으니 대통령상도 한 번 받아야 하지 않겠냐”며 “앞으로도 청결하고 안전한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평소엔 무뚝뚝한 아빠이자 남편이지만 가족들을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