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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주, 대전에서 일어난 학교폭력이 언론에 잇달아 보도되면서 전국적인 핫이슈가 됐다. 학교폭력 사건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자 국무총리가 학교 폭력 종합 대책 담화문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당진에서도 지자체와 교육계, 시민단체, 경찰이 나서 각종 대책기구를 마련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당진의 학교폭력 상황은 어떨까. 정말 뉴스에 나오는, 10대 아이들이 저질렀다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일들이 당진에도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당진의 학교폭력 실태는 어떠한 지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학교폭력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학부모와 교사, 학생, 지역주민들의 입장에 따른 의견도 들어봤다.
더불어 학교폭력 피해 대책과 예방법은 무엇인지, 사건 발생 시 도움을 청할 기구는 어디인지도 소개한다.
사건1)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지난해 9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당진 내 중고등학생으로 이뤄진 폭력써클 학생들로부터 집단 폭행과 협박에 시달린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절도범죄 전력이 있는 학생을 주축으로 구성된 학교폭력써클의 이름은 이른바 ‘훈파’. 훈파 회원들은 순성면 야산으로 피해 학생을 불러 심부름을 시키고 괴롭혔다. 피해 학생이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부모에게 사실을 알리자, 고자질 했다며 40분 가까이 쪼그려 뛰기와 달리기를 시킨 뒤 주먹과 발로 가슴과 허벅지를 수차례 때렸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갈비뼈가 골절되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한 달 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경찰은 수시로 훈파는 해체됐다고 밝혔다.
사건2) 졸업식이 한창이던 지난달에도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등학생 4명이 중학교 졸업생 8명을 불러내 온 몸에 소화기와 까나리액젓을 뿌리고 하천에 들어가게 한 것. 행인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피해 학생들은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쓰고 물 속에서 온몸을 떨고 있었다.
사건3) 학교폭력은 비단 남학생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말 합덕의 한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에서도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1학년 학생이 자신의 이야기를 안 좋게 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3학년 학생이 손으로 얼굴을 때려 피해학생이 고막천공 진단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한편 경찰이나 청소년상담사들은 당진에 아직까지 '성인 조직폭력배'와 학생들이 연계된 일명 ‘일진회’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학교 학생들 간의 패싸움이나 성인 조직폭력배와의 접촉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소년상담사는 “몇 해 전 송악의 한 조직폭력배가 당진 내 고등학생을 찾아가 조직으로 들어오라고 제의하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 조직적인 연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접촉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료사진 : 네이버 출처 왕따, 빵셔틀, 상납... 초등학생까지 확산
폭행사건과 더불어 학교폭력의 심각한 사안은 바로 따돌림이다. 폭행 사건이 주로 남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면 따돌림은 주로 여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일어난다.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따돌림은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는 것이 상담사들의 설명이다. 그 중 하나는 내성적이거나 소극적인 학생을 대다수의 학생들이 집단으로 따돌리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에는 보통 힘 있는 학생이 따돌림을 주도하고 주변 학생들이 이를 묵인하는 형태로 일어난다. 또 다른 유형은 일명 ‘놀이성 왕따’다. 5~6명으로 이뤄진 친한 친구 그룹에서 돌아가며 순차적으로 한 친구를 따돌리는 것이다. 초등학교 5, 6학년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생겨난 학교폭력 관련 신조어 중 ‘빵셔틀’이라는 것도 있다. 힘 있는 학생이 약한 학생에게 빵 같은 간식을 사오라고 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500원을 주며 1500원짜리 물건을 사오게 하는 식이다. 이런 ‘빵셔틀’은 이미 당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청소년상담봉사를 하고 있는 학부모 김모씨에 따르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돈을 알아서 ‘상납’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김 씨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필통에 돈을 알아서 갖다 넣으라’고 시켜 모은 돈을 6학년 힘 있는 학생에게 가져다주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려지지 않은 사건 더 많을 것
뉴스에서만 봐왔던 학교폭력이 당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사소한 말다툼에서 시작된 폭력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괴롭힘과 협박, 집단 성폭행을 비롯해 여러 학교 학생들로 이뤄진 폭력써클까지 상황이 심각하다. 친구를 따돌리는 일은 학생들 사이에 이미 ‘문화’가 되어 가고 있다.
학교 폭력 사건은 남, 여를 구분하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초등학교로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 두 달 사이에 당진경찰서에 학교폭력전담 신고전화를 통해 접수된 사건은 3건이다. 이 밖에 올해 처리된 사건도 2건이 더 있다.
지난해 당진청소년지원센터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해 진행한 상담은 총 52건. 이중 상해를 입은 폭력사건이 5건이다. 따돌림과 관련된 상담이 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도 도벽이 13건, 사이버범죄가 3건으로 나타났고 성폭력도 2건이나 접수됐다.
경찰과 상담사들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학교폭력 사건이 더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상담사는 “알려지지 않은 사건은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에게 피해사실을 알려봤자 사건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자체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입고도 묵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사건이 미성년자와 관련되어 있고 상담내용은 비밀보장을 우선으로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인터뷰원과 사건 피해·가해자들의 이름은 모두 익명 처리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