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기대와 우려 속에 출범한 농산물유통센터가 운영을 시작한 지 1년을 넘겼다.
농산물유통센터는 운영 첫해를 맞아 몇 가지 숙제를 남겼다. 우선 운영 및 관리 미숙으로 경상운영비가 과다 지출되었고 소규모 학교의 배송까지 책임지다 보니 운영관리비가 높아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감자와 고구마 등 주요 농산물이 흉작을 맞아 농산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전산프로그램이 정착되지 않아 일선 학교와 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전국에서 최초로 지역 내 모든 학교에 식자재 전품목을 일괄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해 주목을 받고 있으며 학교의 규모와 거리에 관계없이 같은 가격을 적용해 소규모 학교의 급식 질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기존에 유통만 책임졌던 위탁사업에서 판매까지 책임지는 매취사업으로까지 역할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모든 학교 식자재 전품목 공급
농산물유통센터는 지난해 학교급식 공급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전체 매출액 88억여원 중 학교급식 관련 매출이 80%를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전국 최초로 지역 내 모든 학교에 농산물과 축산물, 수산물을 비롯해 김치 등 가공식품까지 전체 품목의 식사재를 일괄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고 학교 규모와 거리 등에 차등 없이 동일한 가격을 적용해 소규모 학교의 급식 질을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영숙 삼봉초 영양교사는 “유통 과정이 단축돼 믿을만한 당진산 식재료를 저렴하게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장선희 당진정보고 영양교사도 “이동거리가 짧아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해 믿고 사용하고 있다”며 “다만 당진산 농산물 비중을 높이고 전문성 있는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규모 학교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기존에는 거리가 멀고 수량이 적어 급식자재 납품업체에서 다소 불리한 조건의 거래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학교급식센터에서는 모든 학교에 동일단가를 적용하여 공급하고 있다. 성미혜 당진시운영위원연합회 부회장은 “학교 규모가 작아 울며 겨자먹기로 조건에 부합되는 업체와 거래하다보니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센터를 통해 신선한 재료를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어 학부모들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 첫해를 맞아 학교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강애수 신평초 교사는 “처음 실시하다 보니 운영 능력이 떨어졌다”며 “서류 처리나 전산 시스템이 매끄럽지 못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 내 생산물의 경우 이동거리도 짧고 비교적 가격도 저렴해 학교에서 선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품목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부원 농산물유통센터 대표이사는 “지난해 첫해를 맞아 운영 노하우 부족, 전문 인력 확보, 운영비 부족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새로운 학교급식 체계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계약재배를 통해 유통사업 비중을 높여 농가 소득을 높이고 학교에 공급되는 당진산 품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산물 유통 과정 변화 시도
농산물유통센터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에는 생산 농가의 농산물을 도매업체에 공급하는 위탁사업을 위주로 했지만 센터에서는 직접 판매까지 책임지는 매취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조옥자 당진시친환경연구회장은 “센터에서 산지와 나와 물건을 직접 가져가고 상인에게 넘기는 것보다 높은 가격을 받아 농가 수익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대형 업체와 계약이 어려운 노령 농가와 소규모 농가에게 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규 작목별연구회장도 “농산물유통센터가 관내 농산물 직거래에 나서면서 로컬푸드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외지에 대량 판매가 힘든 가족농 중심의 소규모 농가들이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산물유통센터가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적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김봉규 회장은 “농가들에게 좀 더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거래처를 많이 확보해 더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로 확보가 과제
농가들은 센터에서 적정한 가격에 더욱 다양한 품목의 농산물을 수매해 주길 바란다. 하지만 학교 급식만으로는 구입한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한계가 있다. 농산물유통센터에서는 지역 내 기업체와 상인, 보육시설, 인근 지역 학교급식, 해외 수출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농가에서는 선지급금 지급과 가격 변동에 따른 계약가격 조절을 희망하고 있다. 최장욱 농업단체협의회장은 “농가들과 계약을 맺을 시 계약금으로 일부 금액을 선지급하고 계약 금액과 실거래가 차이가 클 경우 상승·하락분을 일부 반영해 이익을 나누고 고통을 분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니인터뷰 - 장근순 농산물유통센터 단장
“지역 농산물 지역에서 소비”
“농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족농 중심의 소규모 농가들이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농산물유통센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근순 농산물유통센터 단장은 “지난해 기상 이변으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급등해 감자와 고구마 등의 출하량이 적었으며 사업 초기 업무 미숙으로 운영·관리비가 많이 들어가고 자금 확보가 어려웠다”며 “참여 농가의 시설 개선을 지원하고 생산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정부와 농협중앙회를 통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수출을 확대하고 인근 지역 학교급식에도 납품할 예정”이라며 “지역의 기업체와 상인, 음식점 등에 공급을 늘려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