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당진환경운동연합, 당진의제21, 당진시, 당진화력, GS EPS가 주최한 내복 입기 캠페인이 시장 오거리에서 있었다. 매년 내복을 받는 기쁨에 나는 이 행사에 참가해왔다. 30분정도 내복 윗도리 입고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홍보를 하고나면 입었던 내복이 생기고 좋은 일도 하니 좋지 않은가.

그날도 나는 일에 몰두하다가 전화를 받고 달려갔다. 현장에는 익숙한 광경이 보였다. 하지만 멀리서 보이는 중년의 아줌마들이 구름처럼 몰려서 무언가를 받아가는 그 광경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였다. 그날 나누어 주었던 멀티 탭과 문풍지는 당진화력과 GS EPS가 협찬한 것으로 나눠주는 공무원과 시민단체 사람들은 기업체 직원들 앞에서 얼마나 민망했을까? 그들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당진에 매연을 뿜고 또 더 매연을 뿜을 발전소를 확장하려는 기업에서 파견된 직원들이다. 당진화력은 당진의 관광지인 왜목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으려는 동부발전에 46%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GS EPS도 발전소를 증설하려는 회사이다.

전기는 그들의 상품이다. 자신의 상품이 안 팔리기를 바라는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내복 입기 캠페인은 환경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겨울철 에너지를 절약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캠페인은 내복이 아니면 이 겨울을 견딜 수 없는 시골장날 저자를 보는 중년 어머니와 초로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장날 장보러 나온 시민 중 내복을 안 입은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들은 더 이상 아낄 수 없는 수준으로 에너지를 아끼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왜 이 캠페인을 후원했을까? 발전소는 심지어 자신의 상품을 사지 말라고 할 정도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고 그런 친환경기업이다. 때문에 당진에 발전소가 더 들어와도 환경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민들이 생각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정부가 관공서는 18도로 내부온도를 맞추고 개인 전열기도 못쓰게 한다고 보도했다. 나는 이런 정책이 싫다. 실제로 그렇게 해보지 않고 그냥 저지른 것이 분명하다. 정말 실내온도 18도에 내복을 입고 일을 해보았는가? 가만히 앉아서 일을 하려면 떨려서 집중이 안 된다. 그러니 이런 정책을 발표한다고 공무원들이 지킬 수 있겠는가? 중앙정부가 이것을 몰랐을 리 없다. 이 정책은 정부는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대국민 호도용이다.

진정으로 정부가 에너지 절약과 겨울철 전력대란에 관심이 있다면 발전단가에 못 미치는 산업용 전력에 전기료를 올려야한다. 산업용 전력이 우리나라 사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기업이 이익이 난다면 그중 많은 부분이 국민이 낸 전기요금일 터이다. 그런 지적에도 꿈쩍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하고 있다 하려니 발전소가 후원하는 내복 입기 캠페인이나 하고 애꿎은 공무원만 잡는다.

이윽고 행진이 시작됐고 나는 마이크에 대고. 발전소는 ‘굴뚝은 당진에 전기는 서울로, 지역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복을 입어서 전기를 덜 써야하고 그래야 조금이라도 석탄연기를 덜 뿜게 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내복을 입자’고 했다. 전기는 쓰는 자에게는 가장 청정한 에너지일 수 있지만 가장 비윤리적인 에너지원이다. 모든 난로는 자신의 근처에 매연을 쏟아내지만 전기난로는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지역에 매연을 쏟아낸다. 우리는 오늘도 발전단가 아래로 전기를 쓰는 기업들과 발전소 하나 없이 전기의 혜택을 입는 자들을 위해서 건강을 해치고 있다. 오늘도 내복을 입고 그들이 제공한 문풍지와 멀티 탭을 쓰면서 명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