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사는 할머니가 올 한 해 농사지어 어렵게 번 돈 80만원을 해나루시민학교에 고스란히 기부해 연말연시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석문면에 사는 김영순(가명) 할머니는 매일같이 버스를 타고 왕복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해나루 시민학교를 찾는다. 느지막이 시작한 공부에 힘들기는 커녕 배우는 기쁨에 푹 빠져있다.
김 할머니는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큰 손자에게 땅을 물려주며 “논 닷 마지기에서 나오는 쌀은 고모(김 할머니)에게 주라”는 유언에 따라 닷 마지기의 땅에서 수확한 쌀로 일 년을 살고 있다.
김 할머니는 타지에 나가 있는 손자 대신 농토를 관리하며 직접 농사를 짓는다. 일 년 동안 어렵게 농사지어 손에 쥔 수익금 중 최소한만 떼어 놓고, 나머지를 몽땅 해나루 시민학교에 기부했다.
“뇌졸중을 두 번이나 겪어 추운데 있지 못해요. 교실 난방을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문득 해나루 시민학교에 다니는 모두를 위해 내가 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김 할머니가 겨우내 난방비로 쓰라고 내놓은 돈 80만원을 받은 문선이 교장은 차마 봉투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문 교장은 “부자가 쥐어주는 80억원보다 더 소중한 80만원”이라며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사고 싶은 것도 있지만 더 좋은 곳에 쓰고 싶었다”며 “꼭 쓰여야 하는 곳에 이 돈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늙어서 집에만 있으면 무료하고 적적한데, 해나루 시민학교에 나와 사람들도 만나고 공부하면서 많은 걸 깨닫게 된다”면서 “미처 때를 놓쳐 공부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시민학교에 나와 함께 공부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늦깍이 학생들을 위해 시작한 해나루 시민학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학생들과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학교를 꾸려나가고 있다. 지붕에 쌓인 눈이 녹아 교실에 물이 새기도 하고 추운 겨울을 버텨야할 연탄 등 많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시민학교에 도움을 주길 원하거나 다시 학업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문선이 교장(010-3403-0930)에게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