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공기업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해외 교육훈련 중 직장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나 가해자와 함께 해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성추행 사건 해결을 위한 충남지역공동대책위원회’(아래 지역공대위)에 따르면 여직원 A씨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3주간 교육훈련을 받는 도중 숙소인 호텔방에서 직장 상사인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A씨는 귀국 직후 사측에 성추행 사실을 알렸으나 쌍방 합의를 종용할 뿐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이 회사의 본사 감사팀은 A씨와 B씨가 3주간의 해외교육일정 중 3일만 교육을 받고 나머지 일정은 개인 여행을 다녀왔다며 근무지 이탈과 허위 문서 작성 등 이유로 조사를 벌였다. A씨는 조사과정에서 본사 감사팀 관계자에게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B씨도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회사측 합의 종용"

사측은 지난해 11월, 1차 징계위를 통해 A씨와 B씨를 모두 해임 조치했다. A씨에 대해서는 근무지 이탈과 허위 문서 작성, B씨에게는 근무지 이탈과 성추행이 각각 적용됐다. A씨와 지역공대위 측은 성추행 사건 처리과정과 가해자와 피해자를 똑같이 해임처분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역공대위 측은 A씨가 성추행 사실을 문제 삼았다는 이유로 또 다른 직원인 C씨로부터 지속적으로 인신공격과 협박에 시달렸다는 것. 본사 관계자는 “조사 결과, C씨가 피해 여성에게 심한 욕설과 모욕감을 주는 언행을 한 것으로 확인돼 ‘감봉 3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개별여행 연수방식은 관행"”

지역공대위 측은 10일 예정된 징계위원회를 연기하고 먼저 성추행 건을 종결한 후 근무지이탈 건을 별도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성추행 건과 근무지 이탈 건이 별도로 처리해 왔고 10일 열리는 징계위원회도 성추행 건과는 관련이 없는 만큼 연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3주간 해외교육훈련 중 상당기간을 개별여행 형식으로 진행해 온 것은 수년 동안의 회사 관행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회사 내에서 있었던 다른 사건에 대한 처리 사례에 비춰볼 때 양형 기준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