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당진성당이 교회 너머 지역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겠습니다.”

지난달 17일 당진성당 주임신부로 새롭게 부임한 강길원 베드로 신부는 사제의 삶을 살아온 지 올해로 꼭 20년이 됐다. 그동안 군종신부와 사회사목 등 특수사목분야에 15년 동안 몸 담아온 뒤 본당신부로는 당진성당에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예수의 삶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

작년 한 해 동안 안식년을 지내기 전까지 그는 3년간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이하 복지마을)’의 총원장을 지냈다. 복지마을은 노인복지관과 요양시설 및 병원, 노인전용주택, 장애인복지관 등이 통합된 종합복지타운으로 서천군이 가톨릭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복지마을에서 학생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재능을 나눈다. 강 신부는 재정적인 후원을 하면서 이웃과 나누는 삶을 실천했다.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주로 생활을 했어요. 가난하고 병든 자, 약한 자를 선택해 그들과 함께했던 예수의 삶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했을 뿐, 비할 건 못 되죠.”

강 신부는 복지마을에 앞서 대전교구청에 있을 때에도 사회복지분야를 담당하는 사회사목국장을 7년 간 지내는 등 꽤 오랜 시간 사회복지 분야에 몸담아 왔다.

유년시절 배경이 된 공세리성당

그에게 당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가까운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가 그의 고향이다. 한국 교회사로 보나 문화·역사적 가치로 보나 큰 의미가 있는 공세리성당에서 그는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가톨릭 문화 속에 자라던 그는 자연스럽게 사제로서 삶을 살아가게 됐다.

특히나 당진은 솔뫼성지와 신리성지가 위치해 있는 만큼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지역이다.

강 신부는 “당진을 비롯한 내포지역은 천주교의 역사가 깊은 한국 가톨릭의 중심지”라며 “솔뫼성지와 신리성지는 당진시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가톨릭 유산을 넘어서 당진의 문화유산로서, 한국 가톨릭의 심장부로서 시민들 모두가 공유해야 할 공적 자산이라는 것이다.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합니다. 또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는 지역이지요. 앞으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젊은이들이 한데 모이는 ‘아시아 청소년 대회’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기도는 봉사와 실천이 뒷받침 돼야

그는 올해 세 가지의 사목방향을 정하고 실천하기로 했다.

강 신부는 “교회공동체는 상대적 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나이와 경제력 등과 상관없이 누구든 언제라도 상대적인 약자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도와 봉사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면서 “신앙이 기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고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공동체”를 꼽으며 “지역사회의 현안에도 관심을 갖고 늘 깨어있는 자세로 어려움을 함께 해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순절 관계 돌아보는 은총의 시기

지난 13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됐다. 사순절은 예수가 부활하기 전 40일 동안의 기간으로 이 시기에 신자들은 예수의 고난을 생각하며 자선과 기도, 단식을 하며 부활의 기쁨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사순절에 행해지는 자선과 기도, 단식(금식)의 핵심은 결국 ‘관계’입니다. 자선은 물질을 나누면서 이웃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고, 기도는 내 시간을 하느님께 드림으로써 하느님과의 관계를 묵상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단식은 식욕을 절제하면서 내안의 욕망을 내려놓고 나 자신, 내면의 관계를 살피는 일입니다.”

강 신부는 “이웃과 하느님, 자기 자신과 화해함으로써 올바른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 게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한다.

수난의 시기를 고통 속에 보낸 예수를 생각하고 참회하며, 내가 받은 사랑에 자발적인 자선과 기도, 단식을 통해 응답하는 은총의 시기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에 그는 아주 짧게 대답했다.

“사랑하세요. 더 많이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