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체험 제대로 하고 왔죠. 혼자서 해외에 나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게 가장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이재민(서야고 3·부 이성만, 모 노미연) 학생은 지난달 16일부터 3월 1일까지 <당진시대> 나눔투어를 통해 홀로 필리핀에 다녀왔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족들과 일본, 중국, 캄보디아 등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혼자 비행기에 몸을 실은 건 처음이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심리적으로 편안하지만 재민 군은 “혼자 한 여행이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보름동안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던 기회가 거의 없었을 만큼 현지 학생들과 부대끼며 필리핀을 몸으로 체험했다.

이재민 학생은 세부에서 개최된 보이스카우트 잼버리(야영) 대회에 일주일 간 스태프로 활동했다.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보조하는 것이 그의 몫이었다. 그곳에 한국인은 단 두 명뿐이었다.

“아이들의 눈망울이 커서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어요. 그런데 함께 일주일 동안 지내다 보니 필리핀 아이들이 너무나 순수하다고 느꼈어요.”

스태프로 일하는 이 군에게 아이들은 호기심과 관심을 보였다. 필리핀 아이들에게는 낯선 그의 생김새가 눈길을 끌었을 수 있고, 동남아를 휩쓴 한류열풍 때문이기도 했다.

“영어공부 해야겠더라고요”

사실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음식은 더운 나라답게 지나치게 짰고,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필리핀 아이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재민 군은 “이번 경험을 통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영어만 잘 했어도 더 많은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름동안 필리핀에서 지내고 돌아오니 이제는 더 많은 세상을 알기 위해서라도 영어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동안 입시 위주로 공부하다보니 영어가 괜히 하기 싫게만 느껴졌는데 필요성을 깨달았다. 다행인 것은 영어가 조금씩 들리면서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고3이라서 수능에 집중해야 하지만 기회가 되면 필리핀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한국처럼 친구 간에도 서로 경쟁할 만큼 치열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여유 있어 보였거든요.”

세상 보는 시야 넓어져

잼버리 대회가 끝난 뒤 재민 군은 마닐라로 돌아와 명문대로 손꼽히는 필리핀국립대학교와 아테네오대학교를 탐방했다.

필리핀국립대학교는 우리나라의 서울대와 같은 최고의 수재들이 다니는 학교이며, 아테네오대학교는 연세대나 고려대와 같이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 알려져 있다. 입시를 코앞에 둔 재민 군에게 두 대학교 탐방은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그는 “친구들에게도 이러한 여행을 꼭 추천해 주고 싶다”면서 “많은 경험을 할수록 세상을 보는 시각이 훨씬 넓어지고,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새로운 문화에 대해 이질감이나 두려움도 많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입시스트레스 때문인지 “무언가에 쫒기면서 살기보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재민 군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필리핀이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종종 일어나지만 그런 건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레 겁먹으면 아무런 도전도 할 수 없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