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지난 10일 5명의 하청업체 노동자 질식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원인이 공사기간 단축(공기단축)을 위한 공정 선행 작업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는 아르곤 가스가 사고 현장에 유입돼 산소 부족으로 노동자들이 사망한 것인데 현대제철 측이 공정 순서를 바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공정계획은 전로 보수 후 가스 배관이 연결되는 것이었으나 순서를 바꿔 진행한 것. 이 전로는 이날 오후 8시에 가동될 예정이었다.
인찬호 현대제철 사망사고 유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5월 2일부터 10일까지의 수리공정표를 보면 10일 오전 10시까지 축조기 철거 작업, 10시 이후 가스 배관 조립 작업인데 가스 배관 작업이 이미 9일 오후에 진행됐다”고 말했다.
전로에서 보수작업을 했던 한 한국내화 직원은 “공기단축을 위한 공정 선행은 관행이지만 각 공정에 대한 진행은 현대제철 측이 하기 때문에 어느 작업이 먼저 됐는지 작업자들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근로자들에게 가스 배관 작업이 선행됐다는 것이 고지만 됐어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청업체는 각 공정을 마친 후 현대제철 측에 알리면 현대제철이 이를 확인하고 다음 공정으로 연계하기 때문에 각 공정 근로자는 진행 상황을 알 수 없다는 것.
공정 순서가 바뀌어 가스 배관 연결이 먼저 작업됐다는 것은 현대제철 측도 인정했다. 현대제철 최봉철 부사장은 지난 13일 사과문을 통해 “전로 내부 작업 중 아르곤 배관이 연결된 것은 틀림없다”며 “아르곤 가스가 전로에 유입돼 사망자들이 운명을 달리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한국내화 직원은 “각 공정에 들어가는 하청업체도 다르고 근로자들도 다르기 때문에 공정 순서가 바뀌어도 모를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절차를 무시하고 가스 배관을 연결한 것이 산업안전보건법에 위반되는지 조사한 후 적절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