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삼이 사람을 선택한다’는 말이 있다.
구룡동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양명세 씨는 지난달 31일 지인과 함께 면천면 삼웅리로 산나물을 뜯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뜬모 작업에 피곤이 쌓였던 터라 집에서 편안하게 쉬고 싶기도 했지만 등산도 하고 산나물도 캐며 지친 심신을 달래보자는 지인의 권유에 애써 몸을 일으켰다.
요즘 무척 뜨거워진 햇살을 피해 새벽녘부터 산나물을 채취하던 양 씨의 눈에 다섯잎 사이로 높게 올라온 꽃대가 들어왔다. 평소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산나물 캐는데 집중했겠지만 왠지 모를 호기심이 양 씨를 이끌었다.
“산나물을 채취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사람을 이끌더군요. 처음에는 꽃도 채 피지 않은 야생화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칠 뻔 했는데 어떤 꽃일까 궁금해 다가갔죠. 한참을 고민하다 문뜩 산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흙을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했던 생각은 역시나 였다. 조심스레 주변 흙을 파자 서서히 이름 모를 꽃의 뿌리가 드러났다. 산삼이었다. 너무도 얼떨떨한 상황에 양 씨는 얼른 산삼이라고 믿지 못했다.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행운에 말문도 막혀 ‘심봤다’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의 행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주변을 둘러보니 비슷한 크기의 꽃대가 하나 더 눈에 띄었고 총 두 뿌리의 산삼을 채취했다.
양 씨는 “내게 이런 행운이 찾아올 거라는 건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며 “겉으로는 좋은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심봤다’를 수 백번은 외쳤다”고 말했다.
집으로 산삼을 고이 모셔온 양 씨는 기쁜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이 산삼들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다. 산삼에 대한 지식도 없었고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얼마나 된 산삼인지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 양 씨는 인삼농사를 짓고 있는 지인에게 정보를 얻어 산삼을 잘 보관했지만 얼마나 된 산삼이지 궁금증을 풀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내친김에 서울 성남으로 찾아갔다. 전문가에게 감정 받은 결과 13~15년 된 산삼과 40~60년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감정됐다.
특히 산삼은 ‘하늘이 내린 산삼’이라 불리는 천종삼과 인삼 씨가 산으로 옮겨져 3대 이상을 거친 지종삼, 산에 뿌려져 10년 정도 경과한 야생삼, 인삼 씨를 산에 경작한 장뇌삼 등으로 구분되며 전문가 감정결과 양 씨가 채취한 산삼은 천종삼으로 가격이 1000만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궁금증이 풀리고 나니 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모내기를 마치고 지친 몸을 보신하라는 하늘의 뜻일지도 모르지만 산삼을 섭취할 배짱은 선뜻 생기지 않더군요.”(웃음)
한편 양 씨의 집에는 경사가 하나 더 겹쳤다. 지난 8일 아들 찬웅 씨가 결혼식을 올려 조희경 씨를 며느리로 맞이했기 때문이다.
양 씨는 “산삼을 비롯해 아들 내외의 결혼 등 집안에 경사가 겹쳐 가족들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며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라는 하늘의 뜻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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