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관리되는 펄라이트 양액재배

꽃수명 오래가고 화색 짙어, 수확량도 많아

품질 좋으나 시세없어 어려움도

그렇지 않아도 얼어붙은 농촌경제에 지역의 한보부도와 IMF한파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임

에 틀림없다.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희망을 잃어 가고 있는 지금, 그래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며 희망을 개척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 꽃에 묻혀 살며,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

송산면 서정리에서 화훼단지를 하고 있는 이희양(38세)·박종선(37세)씨 부부가 바로 그들

이다.

이들은 시설원예로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데, 첨단과학농법을 통해 그 어느 곳보다 품질좋

은 장미를 생산하고 있다. 숨이 탁 막힐 만큼 후끈한 하우스 안은 1,200평의 넓은 면적에 채

피지 않은 장미가 가득 심어져 있었다. 이 정도의 면적을 부부 2명이 관리한다는 것이 믿어

지지 않았는데 첨단영농기법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철저하게 컴퓨터에 의해 질산칼슘외 여러가지 성분을 적절한 비율로 혼합한 양액을 한번에

2번씩, 하루 10번 장미에 공급하는 신기법을 통해서 획기적인 노동력의 절감과 적정한 영양

공급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한 이전과 같은 토양재배가 아니라 펄라이트 양액재배라 하여

진주암을 1,200~1,300℃에서 튀겨서 토양을 대신하는 신기법을 채택하고 있다. 토양보다 통

기성이 좋고, 수분 흡수력이 뛰어나며, 병충해가 적고 가벼우며, 또한 성질이 가변적이지 않

고 일정하여 양액재배에는 적격이라 한다.

이희양씨는 “꽃수명이 오래가고 봉우리가 크면서 화색이 짙다”며 양액재배의 우수성을

말한다. 이러한 재배방식은 신평면에서 과채류 등에 채용하고 있지만 화훼농가로서는 당진

에서 최초라고 한다.

한참 출하준비를 서두르고 있던 장미는 ‘레드산드라’로 가장 많이 보급되고 선호되는 품

종이었는데 그 외에도 ‘미트마블’이라는 신품종을 재배하고 있었다. 이 품종은 ‘미니장

미’라고도 불리며 작은 꽃송이를 특징으로 하는 장미인데 요즘 소비자가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소비자의 기호변화를 빠르게 포착하여 그에 맞는 품종을 생산하는 것이야말로 변화하

는 세상에 맞는 슬기로운 대처방법이다.

또한 3중 커튼의 설치와 함께 경유대신 벙커C유를 사용함으로써 난방비 절감에 최선의 노

력을 하고 있었다.

이희양씨와 박종선씨는 농촌진흥청 시범사업으로 97년부터 양액재배를 시작는데 목표했던

만큼 수확량이 늘고 품질향상에 성공했다고 한다. 물론 세상의 어려움은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로서는 연료비만 나오면 성공하는 것입니다”라고 어려움을 말하고 “좋은

물건을 만들었는데 시세가 없어 제값을 못 받았을 때가 제일 괴롭다”고 현재의 심경을 털

어 놓는다.

양액재배를 통해 좋은 품질의 장미를 생산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경제위기로 제값을 받을 수

가 없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현 상태에서는 경기가 회복되어 수요가 다시 증가하든지 수출

위주의 품목재배를 통해 해외시장을 겨냥하든지 해야 한다고 이씨는 말한다.

당분간 경기가 풀린다는 전망이 없는 상태에서는 수출작목반 육성을 통해서 대규모 단지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농민이 수출품목을 통해서 단지화를 원한다면 정부지원이 가능한

데도 아직까지 인식이 확산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이씨는 말한다.

훌륭한 시설과 휼륭한 기법으로 최상의 상품을 만들었음에도 그것이 자기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을 때의 안타까운 심정은 비단 농민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

이 결실을 맺을 때 무엇보다도 행복을 느끼듯 어려운 때 혁신적인 영농기법과 시설투자로

노력의 배가가 이루어질 때 그 결실은 장미만큼이나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