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호지농협(조합장 남기찬)이 비닐하우스 농가 27개 동에 천장 환기창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기후 변화로 날로 심해지는 여름철 하우스 고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당진시 원예 농산물 지역 특화 공모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농가 27개, 27동, 면적 9543㎡ 규모다. 총사업비는 1억1378만7000원이며 이 중 보조금이 7965만1000원, 농가 자담이 3413만6000원이다. 지원 비율은 당진시 50%, 농협중앙회와 대호지농협이 각각 10%씩으로 총 70%를 지원하고, 농가는 30%를 부담한다.
뜨거운 공기 빠져야 벌이 산다
환기창 사업의 핵심은 하우스 상단에 고깔형 천장 환기창을 설치해 내부의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데 있다. 여름철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공기가 위로만 올라가 아래로 내려오지 않아 내부 온도가 극도로 높아진다. 이 때문에 수정을 돕는 벌이 위쪽에만 몰려 정체되거나 폐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양배추 종자 생산 농가를 운영하는 고종호 전 대호지농협 이사의 부인 조순자 씨는 “지난해에는 수정을 돕는 벌이 더운 열기에 다 죽을 정도였다”며 “하우스 안이 너무 더워 오전 오후 잠깐씩만 일할 수 있었는데, 환기창을 설치하고 나니 낮에도 더위를 별로 못 느끼고 벌들도 수정활동이 활발해 졌다”고 말했다.
남기찬 조합장은 “환기창을 열어주니 뜨거운 공기가 빠지고, 벌이 하우스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며 “수정이 잘 이뤄지면 작년 차광 페인트를 썼을 때보다 수확량이 월등히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광 페인트 실패 딛고 환기창으로
대호지농협은 이 사업 이전에 차광 페인트를 드론으로 살포하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차광 페인트는 공기 온도 자체를 낮추지 못했고,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매년 반복 지원해야 한다는 경제적 부담도 컸다.
이에 대호지농협은 지난해 당진시농업기술센터가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환기창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당진시 공모 사업과 지자체 협력 사업을 연계해 규모를 확대했다. 대호지 지역은 봄철 시설하우스 채종 농가와 꽈리고추, 멜론 등 특용작물 재배 농가가 많아 이 사업의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기찬 조합장은 “여름작물을 재배하지 못하면 식량 위기가 온다”며 “이 사업을 기후 대응 사업으로 확장해 더 많은 농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별도 사업 추진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호지농협은 앞으로 농협중앙회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과 연계해 환기창 개폐를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대호지농협은 고령 조합원을 위한 모판 무상 피복 서비스도 운영한다. 직접 모판을 펴기 어려운 농가를 위해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활용해 모판 피복 작업을 무상으로 대행한다. 조합장은 “조합원들 반응이 매우 좋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