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 임대아파트 입주자격을 강화하고 있지만 허술한 법 틈새로 무자격자 입주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서민들을 대상으로 1가구 1주택 정책에 따라 진행되는 공공임대주택에 값 비싼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고 있어 입주 자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덕·수청지구에 위치한 대덕마을의 주차장에는 3000만 원 이상 되는 고급 승용차들이 눈에 띈다. 유지비만 해도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들어가는 고급 승용차이기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일부 주민들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인데 입주자가 어떻게 이런 고급승용차를 갖고 있을까?”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입주자 가운데 일부는 영세민 자격으로 입주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 구성원의 소득이 늘어나 입주 자격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집을 빼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다 입주 시기도 얼마되지 않아 급격하게 소득이 늘어날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특히 현재 임대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영세 서민은 일부 입주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임대주택을 차지하면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어 보이지 않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주자 A씨는 “서민주택인 공공 임대아파트에 고가의 차량을 가진 이들이 입주하면서 입주 순위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이라며 “주변을 거닐다 고가의 차량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은 입주한 서민들에게 달갑지 않은 광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을 가진 주민들도 있다.
입주자 B씨는 “최근에는 값비싼 외제차를 리스로 구입해 몰고 다니는 이들이 많듯 차가 경제적 수준을 대표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며 “속사정을 알지 못하는 한 임대주택 입주자가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정작 혜택 받아야 할 저소득층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입주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임대주택에 입주하는 사례가 늘면서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강화하고 있다. 임대주택 신청시 2464만 원 이상 고급승용차를 소유한 사람에 대해서는 임대주택 입주자격을 박탈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또 이미 입주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임대보증금의 할증을 통해 자진 퇴거를 유도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침은 일부 얌체족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고급승용차의 명의를 타인으로 돌려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유지하며 법망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한편 고급승용차 소유자 뿐만 아니라 전직 공무원 출신의 지역 인사들도 대덕마을에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전직 공무원 중 고위 관료로 퇴직한 이들도 대덕마을에 입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퇴직금에 매월 지급되는 고위 공직자의 연금 등 저소득층이라 불리기 어려운 이들이 입주해 서민주택이라는 말이 무색하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입주신청을 위한 입찰 당시 신청자들의 재산을 비롯해 철저하게 순위를 정해 분양이 진행된다”며 “편법을 통해 입주하는 이들이 있어 관계 조사를 진행하겠지만 (법망을 교묘히 피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