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공히 기초자치 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했으나 8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입법화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초자치 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는 각각의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정당공천 폐지를 추진하는 이면에는 정당정치의 자기부정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 고조되는 불신에 대한 방어적인 측면이 강했던 것이다.

정당공천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충실하고 책임정치 구현과 각 정당의 예비후보자를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여 부실후보 난립을 방지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치 선거 정당 공천은 소지역주의가 심화되고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며, 현역 국회의원의 기초 자치에 대한 과도한 개입으로 기초자치가 특정인의 거수기로 전락하고 중앙정치에 예속화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정당공천에 따른 일자(一字) 투표가 횡행함으로써 공천을 받지 못한 유능하고 참신한 정치신인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조직력을 갖춘 정당후보를 극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공천과정에서도 금품수수비리가 있을 수 있고, 시장이나 군수, 지방의원들이 주민에 대한 봉사보다는 공천권이 있는 국회의원들의 심부름꾼이나 하수인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여·야 정치권은 조속한 시일 내에 지난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자치 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입법화해야 한다.

지난 7월 민주당은 정당사상 최초로 전당원 투표를 통해서 기초자치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당원들 뜻에 의해서 당론으로 확정하였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세력의 이해충돌로 인해 당론으로 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6.4 지방자치 선거에 대한 기본적인 규칙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하루 빨리 선거법 개정에 임하여 지속적이고 예측가능한 지방자치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물론 모든 제도가 결과를 담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당민주화가 제도화되고 본래 취지에 맞는 지방분권이 구현될 때까지라도 한시적으로 기초자치 선거 공천을 폐지해 선택권을 지역주민에게 되돌려 주어야 할 것이다.

당 지도부와 현역 국회의원들이 독점하고 있는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내려 놓는 상향식 공천이 실시돼야 한다. 그럼으로써 정치인이 차기선거의 공천에 대한 불안감 없이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거수기 노릇 없는 신뢰받는 정치인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