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학리마을 주민들이 거북놀이를 연습하고 있다.
▲ 가학리마을 주민들이 거북놀이를 연습하고 있다.

곡식으로 풍·훙년 점쳐

볏가릿대 세우기는 정월 대보름날에 골망이 있는 우물가에 볏가릿대를 세우고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한다. 정월대보름에 갖가지 곡식을 장대에 매달아 우물 옆에 세워 풍요를 기원했다. 2월 초하루에 볏가릿대를 허물면서 풍·흉년을 점치는데, 이때 오곡이 불면 풍년이고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라고 했다. 용왕님께서 물을 많이 내줘 풍년이 들게 한다고 본 것이다. 볏가릿대는 풍년이 들어 볏가리(낟가리)를 긴 나뭇대 높이만큼 쌓게 해달라는 의미도 갖는다.

▲ 제사를 지내는 모습.
▲ 제사를 지내는 모습.

백년천년 무병장수 거북아

정월 보름 볏가릿대를 세울 때, 추석 보름 초저녁, 두레를 하다가도 수시로 거북이가 돼 춤을 추고 놀았다고 한다. 마을의 무병과 장수를 기원하는 거북놀이는 짚으로 만든 암거북, 숫거북, 아기거북 세 마리로 길라잡이만 따라다니고 말을 듣는다. 안선환 가학리번영회 총무는 “거북이가 십장생 중 하나로 무병장수의 상징”이라며 “전에는 마을 안까지 바닷물이 들어와서 거북이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북놀이의 마지막은 거북이가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놀면서 무동을 세우고 맨 위에 새끼거북을 올려 한판 노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고령화, 문화재 존속 어려워

현 농촌은 급격한 고령화와 젊은층 유입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학리 또한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다. 볏가릿대 거북놀이가 2004년 제4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입장상과 장려상을 수상할 정도로 민속적 가치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참가했던 노인 중 다수가 사망하거나 거동이 불편한데다 젊은이도 적어 문화재를 이어나갈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인터뷰 안준영 추진위원장

“인력 동원 어려워”

예전에 비해서 볏가릿대 거북놀이 규모가 많이 축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동원이다.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연습을 해야 하는데 어르신들이 쇠약해져서 전만큼 모이기도 힘들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어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전수할 젊은이들이 없어 매우 안타깝다. 당진시에서도 볏가릿대 거북놀이를 존속시켜야 한다며 보존을 권유하지만 그만큼의 지원은 아쉬운 실정이다. 앞으로 볏가릿대 거북놀이가 향토문화재로 자리 잡고 도지정문화재가 됐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산과 문화유적 그리고 후손에 전해줘야 할 가치를 가진 무형문화재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 문화유산들은 단순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장되거나 잊혀지며 훼손되고 있다. 본지는 지역의 숨어있는 명물과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도해 당진의 관광산업 발전과 지역의 문화유산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