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끝자락에 이르니 구름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쇠락하고 어둠이 그 자리를 살며시 대신하는 계절이다. 이미 늦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국수봉도 예나 지금이나 언제나 그대로 사람을 맞이하고 있고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송악읍민들의 화합을 위한 체육대회가 열렸다. 기지시줄다리기 운동장에 들어서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각 마을을 응원하는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현수막과 가지각색의 선수들의 옷차림이었다. 이는 송악산 단풍보다도 더 아름다웠다.
대회장에 발을 들여놓자 문득 ‘이제 전쟁은 시작되었다’라고 할 만큼 대회장은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10시가 되자 송악읍체육회 안준영 부회장의 사회에 따라 이해선 송악읍장의 개회선언이 이어졌다.
내빈으로는 이철환 시장과 김동완 국회의원, 박장화 당진시의회 의장, 이종현 도의원, 김홍장 도의원, 이재광 시의원, 어기구 민주당 당진지역위원장, 이병성 당진시대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장내에는 유위영 선생과 구자동 장인, 김종관 오곡리 지도자, 김영호 중흥리 지도자, 윤영현 부곡리 지도자 등이 열심히 전략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어 식을 진행하려는데 갑자기 남쪽 하늘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별똥별이 수없이 쏟아 졌다. 불꽃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런가. 아니다. ‘국화꽃은 국화꽃, 연꽃은 연꽃’이다. 그건 어려운 이야기니 눈이나 호강하고 안전과 건강을 챙겨야겠다.
사실 오늘의 숨은 공로자는 또 있었다. 바로 체육대회 준비위원들이다. 현수막, 응원문구, 글씨, 천막설치, 바톤 준비, 줄다리기 준비, 경기장 선긋기 등 위원들은 큰 것에서부터 소소한 것까지 모두 신경을 써야만 했다. 다시 한 번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각 마을의 자기주장을 아래에 적어 보고자 한다.
오동나무에 봉황이 깃드는 마을 오곡리(이장 최종술), 복숭아꽃이 화려한 마을 도원리(이장 서정식), 복받을 당진시의 장수마을 본당리(이장 최종만), 사과처럼 아름다운 화합의 고장 청금리(이장 이인행),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마을 광명리(이장 이은규), 전통문화 줄다리기의 고장 기지시리(이장 조성춘), 아늑하고 아름다운 가교리(이장 구자애·노재학), 단결도 풍류도 샤방샤방 영천리(이장 장상순), 민족혼이 살아 숨 쉬는 늘 푸른 마을 부곡리(이장 최원묵·김영권), 갯벌체험 1번지 해돋이 마을 한진리(이장 방우진·박주석), 무형문화재 당굿의 고장 고대리(이장 김문성·박상수). 이처럼 마을을 나타내는 특징 있는 문구가 꽤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 월곡리(이장 편현범), 중흥리(이장 지태관), 가학리(이장 안재민), 석포리(이장 이인경·서동근), 정곡리(이장 유광현), 봉교리(이장 이은훈), 반촌리(이장 최인기·박영규), 복운리(이장 원중현·최병준·박광수), 전대리(이장 이종범·김봉규), 금곡리(이장 이석전), 방계리(이장 구본길) 등도 위에 못지않은 의미 깊은 문구를 자랑했다.
이어서 이철환 시장의 인사말이 끝나고 본게임이 시작되자 장내에서는 “와~ 와~”하는 읍민들의 함성이 일찌감치 터지기 시작했다.
장내에서는 “중흥리는 니들과 급이 달라”, “아니야, 기지시리가 제일 잘나가”, “무슨 소리야 오곡리가 ‘킹왕짱’이야”하는 음성이 본부석까지 들리는 듯했다.
어느덧 장내 운동장에서는 게임이 시작됐다. 이날은 가을 추수의 어려움도 깨끗이 잊고 읍민 전체가 가장 낮은데서 구름을 타고 오는 천사가 되고 싶은 듯 했다.
또한 약 2500년 전 아테네군이 막강한 페르시아군을 무찌르고 싸움에 이긴 한 병사가 달려와 승리를 외치고 숨졌다는 마라톤의 전설을 재연하는 듯 했다. 육상 100m 달리기와 400m 릴레이 경주를 할 때는 관중의 관심이 절정에 달했다. 줄다리기를 할 때도 달리기에 못지않은 성원을 보냈다. 본부석에서는 점수를 집계한 뒤 결과를 발표했다.
종합우승은 중흥리, 준우승에는 정곡리, 3위에는 한진1리가 차지했다. 승자나 패자 모두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2부 행사에서는 행운권 추첨과 노래자랑이 이어졌는데, 노래자랑에서는 복운3리 이인옥 씨가 1등을 차지했다. 이번 체육대회는 순위와 상관없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가슴 벅찬 그 무엇이 가슴에 남아있다.
“송악읍민들이여! 우리는 신중하고 집요하며 저돌적인 정신력과 인격을 갖고 행동하고 화합했노라. 오늘은 내 생에 가장 젊은 날이었나니 내년에 또 만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