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국민의 의사에 따라 주요 공직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선거는 서로 경쟁하는 정당이나 후보자들 간에 정책이나 이념과 공약을 국민에게 제시해 유권자의 판단을 구하고 표를 얻어 당락을 결정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향후 모든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민이, 시민이 주인으로 행세할 수 있고 주인의 권리를 찾는 가장 큰 도구이기에 선거과정은 매우 공정해야 한다.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는 국가기관들의 선거개입이라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고 그로 인해 취임 후 1년간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누구 하나 고개 숙여 사과 한마디 없는 게 현실이다.

오로지 국가기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 있었을 뿐이라는 변명만 한다. 그리고 새누리당의 대선 공약인 기초의원 및 기초단체장 선거 정당공천 폐지, 65세 이상의 모든 어르신에게 월2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기초연금공약, 4대 중증질환 공약, 군복무기간 단축 공약, 고교무상교육 공약을 모두 파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인인 유권자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도대체 선거 때 공약은 왜 했고 그 공약을 보고 표를 준 유권자의 권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제19대 총선에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통한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철석같이 약속하고는 자질이나 경쟁력을 도외시한 계파 나누기에 의한 전략공천을 자행했다.

낡은 정치, 구태정치로 인해 민의가 왜곡돼 대화와 타협에 의한 정치는 없고 오로지 통치만 횡행한다면 스포츠경기에서 영구 퇴출돼야 할 승부조작과 무엇이 다른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결국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고 공직후보자들의 공천권이 중앙에 있는 당내 몇몇 인사들이 독점한 결과로 선거전 원내 제1당은 물론 국회 과반수획득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무색하게 127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보게 됐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 유권자를 무시하는구태의연한 정치를 계속 하고 있는가? 그건 유권자가 주인 노릇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고 정치권이 유권자들을 조금도 무섭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유권자의 최고 권력인 선거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정책이나 인물을 제대로 선택하고 잘못하는 후보나 정당에게 표를 주지 않고 엄하게 심판했다면 정치권이 유권자를 무서워할 수밖에 없고 정치를 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혈연, 지연, 학연을 선택하고 심지어 표를 사고 파는 금권선거와 공권력에 의해 선거가 불공정하게 치러지는 관권선거까지 자행돼 왔으니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오늘날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새정치와 정치개혁의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치개혁은 국민적 열망이자 시대의 요구이며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많고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이 새정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고 정치권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우리 유권자의 올바른 선거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고 지방자치 역시 우리 유권자가 스스로 권리를 찾아갈 때 비로소 활짝 열릴 수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올바른 권리 행사로 좋은 정책을 선택하고 훌륭한 후보를 선택해서 지방자치가 한 단계 더 성숙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