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복분자를 수확하고 있는 최명자 ·전영수 씨
▲ (왼쪽부터) 복분자를 수확하고 있는 최명자 ·전영수 씨

지난 13일 복분자 수확이 한창인 합덕읍 운산리에 있는 농가를 탐방했다. ‘대문 없는 집’인 이곳에서 후덕한 인심을 엿볼 수 있었다. 넓은 마당을 들어서면 옛 우물가 옆으로 세월을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키 높은 은행나무가 넓게 팔을 벌리고 야무진 은행들을 품고 있었다.

전영수(77세) 씨와 아내 최명자(75세) 씨가 운영하는 이 복분자 농장에서는 동네 지인들의 도움으로 아침 6시부터 복분자를 따기 시작한다. 지난 해 수확을 마친 후부터 때에 따라 가지를 쳐주고 퇴비를 주며 웃자란 순을 다듬는 등 하루라도 거르지 않고 정성껏 돌봐온 농부의 수고가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일조량이 좋아서 맛이 기가 막혀요. 기자님도 한 번 먹어봐요.”

일손을 거드는 동네 주민들은 분주함 속에서도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귀찮게 여기지 않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마치 농장주인인냥 복분자 자랑을 한다. 그 순간 어릴 적 사회시간에 품앗이와 두레라는 것을 배웠던 순간이 스쳐간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이 좋다’는 말이 상기되는 순간이다.

눈에 보이는 복분자가 탐스럽다고 섣불리 다가서서는 큰 탈이 난다. 좌우 사방으로 뻗어있는 가지에 돋아난 가시에 찔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가시에 찔리지 않기 위해서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얼굴을 가리는 모자를 둘러쓰고 겹겹이 웃옷을 껴입고 철에 맞지 않는 바지를 입고 작업을 하는데 여름이 오기 전부터 땀띠가 날 정도란다.

“작년엔 가족들이 많이 도와줘서 큰 도움이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더 심었는데 풍년이어서 정말 기쁘네요. 감사하죠.”

하늘 한 번 쳐다보며 검게 그을린 전영수 씨의 구릿빛 얼굴에 이른 아침부터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농부의 땀방울은 저들에게는 하염없는 눈물이었으리라.

이 농장에서 기른 복분자는 무공해여서 씻지 않고 그냥 먹을 수 있다. 먹는 방법은 생과로 먹거나 복분자 발효액을 담는 등 각자의 취향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1kg 한 팩에 1만3000원이며 1kg, 3kg, 5kg씩 팩에 담아 판매한다. 당일 주문시 생물로 납품하고, 나머지는 냉동창고에 보관한다. 현재 냉동창고에는 첫 수확한 복분자부터 그 날 그 날 정성스레 수확한 복분자가 피로를 느끼는 웰빙족들의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전영수 씨는 복분자 발효액을 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담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발효액을 직접 담가주기도 하는데 복분자 값에 설탕 값과 용기 값만 더 받는다. 택배도 가능하다.

복분자는 ‘하늘에서 내린 열매’라는 호칭이 붙을 만큼 남성뿐만이 아니라 여성에게도 좋다. 동의보감 문헌에 따르면 여성의 불임을 예방한다는 글이 실려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복분자가 비싸다고 하는데, 1만5000원씩 받는 곳도 있어요. 저희가 무공해 관리하고 직접 수확해 인건비를 절약했으니 그 정도는 양보 해야죠. 1kg짜리 팩에 정량은 꽉 차지 않아요. 크기에 따라 200g 이상 더 드리는 셈이죠. 받는 사람도 기분 좋고, 파는 사람도 맘 편하고, 그게 세상 살아가는 정 아니겠어요?”

■ 주소 : 합덕읍 운산리 635번지

■ 문의 : 362-2765 / 010-4310-1023 / 010-2804-2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