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가 끝난 요즘 거리에는 당선자들이 내걸은 당선사례 현수막과 낙선자들의 지지 인사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남긴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세대교체’와 ‘제1야당의 부활’, 그리고 ‘진보정당의 후퇴’라고 생각한다. 또한 투표성향이 농촌형에서 인구밀집 도시형으로 변화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때문에 시민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무엇보다 첫 번째 과제는 소지역주의의 부활로 유권자수가 적은 면 단위 지역 출신 후보들의 ‘묻지마 식’ 단일화다. 이로 인해 골목의 민생 공약은 실종되고 읍·면 단위 개발공약과 퍼주기 식 선심성 공약이 판을 쳤다. 특히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후보 결정에서 정당이 아닌 지역별로 후보단일화 작업이 강행됐다. 여기에는 소지역주의 성향이 강해 ‘내 지역 출신 시의원이 없으면 지역 발전이 어렵다’는 잘못된 인식이 작용한 것이다. 시의원의 역할은 출신 지역이 아닌, 전체 당진시민의 삶을 위한 조례제정과 행정 감시다.

두 번째는 정당과 후보자 간에 정책의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환경정책에서 송전탑과 대형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약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간 차별성도 없었고, 문제의식도 없었다. 더 나아가 공해 위험지역인 당진시의 향후 환경오염에 따른 질병 발생과 먹거리 오염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공약을 찾기 어려웠다. 후보들의 공약에는 당의 기본정책과 배치되는 공약이 있는가하면 ‘지역경제 활성화’,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부자농촌 만들기’와 같은 추상적인 공약(空約)도 많았다. 후보들이 선거에서 민생공약을 제시하기보단 거리에 나가 읍소하며 얼굴 알리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당공천제 아래 선거는 정당조직과 정당정책이 골간인데 각 후보들은 정책보다는 지연·학연·혈연·종교 및 사회단체에 의지하고 있다.

세 번째는 노동자와 농민 계급이 시민 구성원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노동정책과 농업정책이 없거나 부실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노동자와 농민들이 정치적 영향력이 떨어지거나 결집력이 약화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충북 진천이나 음성의 농촌지역에서 진보정당 노동자 후보 및 농민회 후보들이 의회에 진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이제부터 시민들은 남은 과제를 풀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먼저 각 후보들이 보내준 공약집을 단단히 챙겨두고 때때로 검증하자. 내가 뽑은 지방자치 공직자들이 공약을 잘 이행하는지, 사리사욕을 챙기며 특정 지역 또는 특정 계층만 돌보는 건 아닌지 감시의 눈과 귀를 항상 열어둬야 한다. 노동자와 농민, 중소 자영업자나 장애인은 물론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권익을 오로지 지역주의에만 기댄 선출공직자가 지켜줄리 없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공익을 위해 활동할 공직자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난번 농업정책 토론회에서 만난 어느 귀농인의 말처럼 선거 출마자들의 귀농귀촌에 대한 정책이 없었다면 이제부터 당선자들이 관심을 갖도록 조직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모든 후보자들은 무분별한 행사를 자제하고 비슷한 행사를 통합해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고 언론지상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개별 후보자의 공약집을 살펴보면 거기엔 소지역주의 공약인 읍·면 단위의 각종 지역행사 활성화 및 지원 대책이 있었다. 이토록 지역이기심과 소지역주의에 기대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자가 있다면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벌써부터 유권자인 시민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