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우서각회 회원들
▲ 진우서각회 회원들

옛날엔 글이나 그림을 나무나 돌에 새기곤 했다. 그러나 디지털이 등장하고 보급되면서 현대사회에서 글을 적는 곳은 나무도, 돌도, 종이도 아닌 컴퓨터나 휴대전화 화면인 경우가 많다. 요즘은 보기 드문 모습을 순성면 백석리 마을회관에서 볼 수 있다.

글이나 그림을 나무에 새기는 것을 서각이라고 한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진우서각회’는 회원 16명 모두 서각에 대해 전혀 모른 채 활동을 시작하게 된 신생단체다. 하지만 이 중 5명은 지난 6월 제32회 2014예술대제전에서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5점을 출품해 5점 모두 입상했다는 이관영 회원은 “선생님(이한근 회장)이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쉽게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한근 회장은 서각회 활동을 하기 전 10여 년간 목공일을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서각이 쉬웠지만 처음부터 누구를 가르칠 만큼 잘하진 못했단다.

그는 “지는 것을 싫어해서 서각을 할 때도 남들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습 하다 보니 빨리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칼과 망치를 잡고서 작업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그가 서각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서각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작년 5월 서각회 회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정기 회원은 “처음엔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서각을 하다 보니 좋은 점이 많다”며 “특히 작업에 몰두하면 잡념이 생길 틈이 없어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서각의 매력을 자랑했다.

고대면에서 순성면 백석리까지 와서 서각활동을 한다는 홍효자 회원은 “누구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며 “서각은 곧 나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서각은 마음을 수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몸도 수련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활동이다.

신창대 회원은 “각을 잡기 위해서는 망치질을 해야 하는데 힘이 많이 들어가 팔운동이 된다”며 “서각은 노후에 취미활동으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김희택 회원 역시 “처음에는 글자를 잘못 새겨 나무판을 버리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온 신경을 작업에만 몰두하다보니 그럴 일이 없다”며 “정신을 집중해야 하다 보니 치매도 예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우서각회 회원들은 모두 서각이라는 끈으로 연결돼 있어 다들 거리낌 없이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는 회원수가 16명이지만 앞으로는 회원 수를 늘려 더 많은 사람들이 서각의 매력을 느끼면서 친목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진우서각회’ 회원들의 수상작들은 의정부 예술의전당에 9월 2일부터 5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예술대제전 수상자 명단>

△금상: 이정기 △은상: 신창대 △오체상: 이관영, 홍효자 △삼체상: 김희택, 이정기 △특선: 신창대 △입선: 이정기, 신창대

<인터뷰 이한근 회장>

“백석리가 평생학습마을로 지정된 만큼 서각에 대한 강좌가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서각을 가르치며 취미활동의 기쁨을 누리게 하고 싶어요. 또한 지역 문화 발전 차원에서 서각과 같은 문화·예술에 대해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진다면 종합예술로서 한국전통서각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서각에 대한 당진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