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청과 경찰서, 터미널이 있던 원도심은 많은 유동인구와 상점으로 활기가 넘치던 곳이었다. 하지만 주요 기관들이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고, 소비활동 위축으로 상점들 또한 문을 닫기 시작했다. 원도심 재개발을 두고 명품 거리 조성 등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은 좀처럼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자체 주도의 사업으로 상인들의 반감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도시재생, 상향식 발전으로
이러한 원도심을 두고 김홍장 시장은 원도심 테마거리 및 공원·공연장·문화거리를 조성하겠다며 원도심 재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따라 도시재생이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쇠퇴하는 도시를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도시재생은 주민들을 비롯해 단체·지자체·전문가·사업체가 거버넌스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전략계획을 수립해 예산을 지원받아 시행하는 사업이다. 즉, 기존 개발과는 다르게 상향식으로 진행되며 그 과정에 지역주민이 포함되는 것이 큰 특징이다. 현재 당진시청에 도시재생팀이 신설됐으며 내년 3월까지 원도심 발전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전략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 준비 중 이다.
주부·청소년 발길 잡아야
김홍장 시장은 원도심 내에 육아지원센터를 건립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구 군청사를 활용해 센터가 입주하면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을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구 군청사는 신성대, 세무서, 폴리텍대학, 노인회 등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소비활동에는 큰 역할을 미치지 않는 다는 평가다.
원도심상가번영회 이병생 회장은 “신성대·폴리텍 대학의 경우 평생교육원과 인적자원개발센터로 오고가는 학생들이 적어 소비활동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김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듯 구 군청사를 육아지원센터로 활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진시의회 맹붕재 의원은 “육아종합지원센터와 더불어 키즈카페와 24시 탁아소·어린이 박물관 등을 구축하면 젊은 주부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부층 외에도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당진정보고·당진중·당진고가 인접해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등하교하며 지나쳐가는 길이 아닌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화단이 소비활동 방해
원도심은 명품거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8억여 원을 들여 도로와 나무데크 등을 설치했지만 차도와 나무데크 사이에 높낮이 차이가 없어 차가 데크로 올라서게 되면 파손되는 상황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 화단을 조성했지만 관리 문제와 더불어 업주 입장에서는 주정차를 하지 못해 오히려 소비활동에 방해를 준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가 업주는 “주차 시설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차를 잠깐이라도 세워두고 쇼핑할 수도 없어 그냥 지나치기만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태양당의 이재경 대표 또한 “손상된 나무데크와 큰 효과 없는 화단이 오히려 상권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문화로 피어난 청주 중앙동
한편, 당진 원도심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곳은 ‘청주시 중앙동’이다. 중앙동은 한 때 가장 번화했던 곳이었지만 점점 쇠퇴기를 맞았다. 이를 재생시키기 위해 충북대 도시공학과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했다. 그보다 중앙동 도시재생이 높이 평가되는 점은 전국 최초 도시재생신탁업무센터의 설립이다. 센터는 도시재생에 관한 업무를 신탁받아 담당하고 있으며 모든 의사결정은 주민들이 하고 있다. 센터는 빈 건물을 신탁받아 생활공예 작가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그 결과 2년 사이에 2배가 넘는 유동인구가 증가했으며 빈 점포 또한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원도심은 이제 재개발·재건축이 아닌 재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자체 주도가 아닌 주민이 함께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재생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병생 회장은 “상인·소비자들이 불편해하는 도로와 원도심에 머물 수 있는 공원 인프라 구축만 된다면 상인들이 스스로 자생해 원도심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