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에서 출산까지
지난 7월 11일, 드디어 ‘국화(태명)’를 만났다. 출산 전 당진시보건소에서 실시한 임산부 교실과 산전 요가가 큰 도움이 됐다. 라마즈 분만법에 대해 배우며 호흡법·이완법·연상법에 대해 연습도 하고 국화와의 만남을 기쁨으로 맞이하려 노력했던 것이 분만실에서 효과를 본 듯하다.
세 시간 반 만에 국화를 만났으나 출산의 고됨이 결막염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국화에게 젖을 물리려 했지만 결막염이 나을 때까지 젖을 물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료진의 조언에 엄마로서 첫 역할을 하지 못한 거 같아 너무나 속이 상했다.
조리원 생활
신생아실에 국화를 놓고 수유콜이 오면 방에서 쉬고 있다가 냉큼 달려가 수유하고 또 방에 돌아와 쉬는 일이 반복됐다. 함께 식사하고, 간식 먹고, 수유실에서 만나는 포도 엄마, 여름 엄마, 짱순이 엄마, 꼭딸이 엄마 등은 다들 태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부르는 재미가 있었다. 초산부, 경산부가 함께 지내면서 이런저런 육아정보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큰 도움이 됐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 나는 열심히 수유를 했고, 국화 아빠는 아이 이름 짓기, 출생신고, 산모 뒷바라지를 부지런히 했다. 결국 우리는 국화에게 ‘하정’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친정집에서
수유이 외에 모든 것을 해주던 쾌적한 조리원과는 달리 이젠 기저귀 갈기부터 모든 것들을 스스로 해야 했다. 이 무렵 내 머릿속엔 ‘하정아, 식사 후엔 스르르 잠 들어줘. 기저귀 갈 때 말고, 차고 있을 때 쉬해줘’ 등 신생아에게 부질없는 부탁이 늘어갔다.
집에 오다
남편은 하정이를 위해 여름 휴가를 내고 육아에 동참했다. 집 청소, 밥 짓기, 빨래하기, 장보기 등 모든 일을 해내고 있는 하정이 아빠에게 고마웠다.
하지만 바닥에 내려놓기만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는 하정이의 ‘등 센서’ 덕분에 남편과 함께 육아를 한 5일 동안 엄마와 아빠 모두 지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결국 남편에게 “아빠는 하정이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투정을 부렸고 결혼 이래 첫 부부싸움(?)을 하게 됐다.
홧김에 외출을 감행한 나는 남편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도서관에서 육아도서 5권을 빌렸다. 좀 더 시간을 보내다 들어가야 아빠가 엄마의 고생을 알 텐데 배도 고프고, 갈 곳이 없었다. 이대로 들어가자니 왠지 우스운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자존심에 밖에서 밥을 먹으며 시간을 더 보냈다.
집에 왔더니 웬일인지 너무나 평온했다. 하정이가 울고 불고 아빠를 힘들게 할 줄 알았는데 곤히 잘 자고 있었다. 때 마침 잠에 깨서 밥 달라고 우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자 남편이 방으로 들어왔다. 그가 사과하는데 뭐가 그리 서러운지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아빠도 울고, 엄마도 울고… 아, 육아는 참 어렵구나.
홀로 육아 시작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산후 도우미를 신청했다. 아이를 돌보는 것부터 집안일에 밑반찬까지 만들어 주시는 도우미 선생님으로부터 육아 노하우를 전수 받아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남편도 출근하고 나홀로 육아를 시작하게 됐다. B형간염 예방접종을 맞힌 날엔 그 얇은 다리에 주사 바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며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하루 종일 아기와 둘이서만 지내다보니 지인들의 방문이 무척 반갑고, 아빠의 퇴근시간이 너무나 기다려졌다. 아빠는 퇴근 후 엄마보고 기분전환 겸 외출이라도 하라고 했지만 수유 때문에 새벽에 수시로 깨야만 하는 나는 부족한 잠을 선택했다.
초보 엄마는 여전히 갈팡질팡
아기를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여전히 전전긍긍하는 초보 엄마지만 하정이가 웃으면 나도 웃음이 나고, 짧게라도 옹알이를 하면 나는 열 마디, 스무 마디를 아기에게 쫑알거린다. 생활 패턴이 잡히는 것 같다가도 이내 갈팡질팡한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조금씩 커가고 있다. 부족함이 많은 엄마지만, 앞으로도 하정이가 쑥쑥 잘 커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