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노인헌장’과 ‘노인의 날’이 있는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반면에 ‘세계에서 노인들이 가장 불행한 나라’라고 소문난 나라 역시 대한민국이다.

경기개발연구원에서 2013년 11월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들의 행복감은 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됐으며 노인복지 수준은 91개국 중 67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 수준은 상위 수준인 8위지만 소득 수준은 최하위인 90위로 한국 노인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감이 떨어져 행복지수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1990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린 제45차 유엔총회에서 10월 1일을 국제 노인의 날로 결의하고 1991년 10월 1일에 전 세계 유엔 사무소에서 제1회 국제 노인의 날 행사를 거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이기 때문에 1997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등록했다.

올 해도 변함없이 노인의 날을 기념해 곳곳에서 노인의 날 행사가 성대하게 진행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2.2%로 나타났으며, 2017년에는 20%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며, 2030년엔 24.3%, 2040년엔 32.9%로 지속적으로 노인 인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전체 인구 5100만 명 중 60세 이상 인구가 2000만 명을 넘어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40%를 넘게 된다. 노인의 날의 기념식을 위한 잔치를 2040년 이후에는 노인들 스스로 준비해 기념하게 되는 진기한(?) 사회 현상이 빚어지게 될 수도 있다.

노인의 날 제정과 함께 우리나라에는 노인헌장을 제정했는데, 전통윤리 측면 외에 인간은 늙어서도 인간답게 살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와 국가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반강제조항이 삽입된 세계 최초의 노인헌장이다.

전문에서는 노인의 위치, 산업사회 속에서 노인이 처한 상황, 선(先)가정 후(後)사회의 노인대책, 노인의 책임 등을 천명하고, 조항을 통해 노인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받아야 할 실천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당진시에서도 지난 2일 문예의 전당에서 노인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고 송산면을 시작으로 13개 읍·면·동에서 성대한 노인잔치를 마련했다.

세계 최초로 노인의 날과 노인헌장을 동시에 제정한 우리나라는 고령화 진행 속도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인식하고, 자살률 또한 세계 1위의 불명예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조선시대의 시인이자 학자인 송강 정철은 “부의모자(父義母慈): 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께서 나를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살아 있었겠는가. 하늘 같이 높으신 은덕을 어느 곳에 갚아 드리오리까”로 시작되는 훈민가(訓民歌)의 열여섯째 마지막 단락에 경로사상을 일깨워주는 “반백자불부대(班白者不負戴): 머리에 이고 등에 짐을 진 저 늙은이, 짐을 풀어서 나에게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이라도 무겁겠소. 늙는 것도 서럽다 하는데 무거운 짐까지 지셔야 겠소”라며 늙음에 대한 연민으로 노인을 공경하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경로효친의 덕을 가장 큰 미덕으로 여기는 민족이다. 세계적으로도 자랑거리인 경로효친의 미풍양속을 발전시켜 노인을 공경하고 봉양해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인복지 증진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