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H 공사 “교통시설물은 모두 설치했다. 운전자 법규까지는 통제할 수가 없어 발생한 사고”
운반회사 “우리 회사 말고도 46대의 차량이 중앙선을 가로질러 다닌다.”
당진시 “LH공사가 관리하는 것이기에 시 책임은 없다. 교통부주의다”
석문파출소 “파출소는 신고를 주로 맡고 있기에 신호기나 과속 시스템이 없으면…”
현대건설 “연락 안 됨”
시간 단축 위해 중앙선 넘나들기
사고 5일 전‘위험하다’는 신고 들어와
사고 2일 후 인근서 또 사고 발생
중앙선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덤프차량으로 인해 석문산업단지(시행사 LH공사, 이하 석문산단) 내 임시개통 도로에서 한 시민이 처참한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사업주와 시공사, 당진시, 경찰서 등 모두들 ‘모르쇠’ 태도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또한 사고 발생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전 10시 50분 경 석문산업단지 내 임시개통 도로에서 25t 덤프트럭과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덤프트럭은 중앙선을 침범해 승용차를 덮친 뒤 30m가량 끌고 가 앞바퀴로 승용차를 밟고 도보를 올라선 후에야 멈춰섰다.
사고로 인해 승용차 운전자 김모 씨(남·35)는 아내 그리고 3세와 7세의 어린 자녀를 두고 숨을 거뒀다. 현재 김모 씨의 목숨을 앗아간 도로에는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국화 한 다발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지만 아직도 사고 예방을 위해 조치된 것이 없어 여전히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편, 이 사고는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운반 건수로 일당이 지급되는 공사현장에서 덤프트럭의 운전자들은 시간 단축을 이유로 더 빠른 길로 가기 위해 중앙선을 가로질러 왔다. 방어벽이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켠으로 치운 채 이 사이로 중앙선을 넘나드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고 외에도 석문산단 임시개통 도로에서는 꾸준히 사고가 발생해 왔다. 본지가 당진경찰서에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결과 지난 2014년에만 총 4건의 경찰서 접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운전자 한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사고를 비롯해 이틀 뒤 사건현장 인근에서 또 교통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고인 발인 날 인근서 ‘또’ 사고
사고 발생 2일 뒤인 지난달 23일 사고 인근 장소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다. 석문면 삼봉리의 한 주민은 출근길에 우회전을 하기 위해 석문산단으로 들어가던 중, 좌회전 차선에 있던 덤프트럭이 지시등 없이 갑자기 우회전 해 차량 옆면을 박았다. 주민은 “매일 오고가는 길인데도 무섭다”며 “큰 대형차량들이 지시등도 없이 속도도 줄이지 않고 다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LH, “운전자 법규까지는 통제할 수 없어”
이번 사망사고 외에도 지난 1년 사이 석문산단 내 임시개통도로에서 총 5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시행사 LH공사 측에서는 이번 사고에 대해 운전자 법규를 논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LH 김모 공사감독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도 주의를 줬으나 법규 위반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운전자 법규까지는 우리가 통제할 수가 없어 발생한 사고”라고 일축했다.
또한 LH공사 측에서는 주거단지의 준공이 마무리됐음에도 불구, 시에서 인수인계가 늦춰지고 있어 LH공사에서 도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산단 내 도로교통시설에 대해 경찰서와 시의 협조를 받았다면서 시와 경찰에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으며 ‘법규 준수’가 대처방법이라고 말했다.
운반회사 “사고·안전조치 난 모른다”
운반회사 우주개발의 성모 이사는 “회사 소속 차량이 사고 난 것은 확실하다”며 “하지만 나는 사고난 것과 안전조치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성모 이사는 과속에 대해 “과속은 많이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중앙선 침범에 대해서는 “전 차량이 중앙선을 가로질러 다녔다”고 말했다.
결국 중앙선을 침범하는 차량에 의해 사고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그는 “시공사 현대건설에 물어보라”며 전화를 끊었다.
경찰, 신고 들어왔지만 “LH공사 측에…”
사고 발생 5일 전인 지난달 16일, 석문산단 임시개통 도로가 위험하다는 신고가 당진경찰서에 들어왔다. 출퇴근 시 김모 씨가 사고 난 장소를 오가는 이경로 씨는 당진경찰서 교통계에 “속도를 줄이지 않는 덤프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다니고 있다”며 “위험하니 조치를 취해 달라”고 신고했다.
이에 석문파출소에서 현장에 순찰을 왔으나 “이 도로는 정식도로가 아니기에 관할할 수 없다”며 “LH공사에 말해야 한다”는 답을 전했다. 결국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경찰 역시 LH공사로 책임을 돌리며 사고를 방관한 것이다.
시, “인수인계 받지 않은 도로…교통부주의”
시민들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진시는 “아직 당진시에 인수인계를 받지 않은 도로”라고 말하고 있다. 당진시청 도로과 최모 주무관은 “LH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기에 당진시의 책임은 없다”며 “인수인계를 받고 정식으로 개통한 도로라면 경찰과 시에서도 일부 책임이 있겠으나 이번 사고는 ‘교통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라고 답했다.
한편 현대건설 측 담당 공사과장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