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01년까지 ‘농업기반개발공사’로 통합할 계획

자체 감원해온 당진농조 등 ‘반대서명’으로 반발

7월 1일자로 농산물통계사무소와 농산물검사소가 통폐합된 데 이어 정부는 농어촌진흥공사와 농지개량조합, 농조연합회 등 3개의 농업관련 기관을 통폐합 할 계획에 나섰다. 정부는 농정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2000년 1월 이들 3개 기관을 합쳐 “농업기반개발공사”를 발족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군내에서도 당진농지개량조합과 농어촌진흥공사 당진군지부 등 통합 예정기구를 둘러싸고 찬성과 우려의 소리가 무성하다.

당진군청 산업과 이수 과정은 “비용과 업무효율성을 따졌을 때 농업관련 기관의 통폐합은 일단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간농민단체의 입장도 일단은 찬성하는 분위기다. 당진군 농업경영인회 이수호 회장과 당진군 농민회 허충회 회장도 통폐합에 찬성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농민회 허충회 회장은 “농번기에 업무가 집중된 농조와 농한기에 업무가 집중된 농진을 통합하면 연중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인원도 20~30%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직원의 일자리를 최대한 보장하되 축소 가능한 고월급 인원을 우선 조정하라는 것이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폐합에 대한 원론적인 찬성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있어서는 사뭇 의견들이 다른 실정이다. 한국농업경영인회 충남도 연합회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농민들은 지역조직인 농조를 중심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투자기관인 농진이 농민뿐 아니라 자치단체에 대해서도 상당한 권위의식을 가지고 있고 10년간 54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간척사업 외에는 농민실익에 크게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더이상 간척사업이 불가능한 실정에서 업무가 대폭 축소된 마당에 자체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강하다.

군내에서 이런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특히 당진농조가 그동안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연차적으로 15%의 인원을 줄이는 등 자구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안의 골자는 결국 농진중심의 통합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현재 해당기관인 당진농조와 당진군지부에서는 자체 구조조정을 주장하며 통폐합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농진 당진군지부 윤종천 지부장은 “정부방침에 따르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우선 각 기관의 구조조정을 한 뒤 방향을 잡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진농조 또한 각 기관의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농조는 전국에 걸쳐 농업 관련단체 통폐합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당진에서도 당진농조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전체 농민조합원 9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농림부장관, 국회 등에 제출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농민단체와 정부투자기관과의 강제 통폐합은 문제가 있으며 수십조원에 달하는 농민의 자산을 국유화 시킬 수 없는 등 각각 사업의 관리나 주체가 달라 융화가 곤란하다”고 주장하며 “구조조정 차원에서 적정규모로 광역화하여 줄 것”을 건의했다. 이들은 전국총파업도 예정하고 있다.

농조와 농진의 통폐합은 이처럼 원론적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중앙중심의 정부투자기관, 지역에 기반을 둔 조합조직이라는 성격차이 때문에 통폐합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농민회의 한 간부는 “기구 통폐합의 원칙은 능률성 뿐만 아니라 농민대표를 자문위원으로 두는 등 농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서는 농조관련 4천여명, 농진지부에 2천8백여명이 각각 종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