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당식당은 변함이 없다. 메뉴는 생고기와 양념구이 그리고 김치찌개, 국밥 단 4가지 뿐이다. 육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직접 집에서 고추장, 된장 등을 담가 양념구이를 만들고 김치부터 고춧가루, 새우젓까지 손수 만든 것으로 김치찌개와 국밥을 끓인다. 특별한 것은 없다. 하지만 정성과 차정숙 대표의 삶이 더해져 국물이 여느 곳보다도 깊고 진하다.
17년 전, 부부는 합덕에 예당식당을 열었다. 아는 이 없던 합덕이었기에 첫 1년은 어려웠지만 묵묵히 농사를 지었고 수확물로 정성을 담아 김치찌개와 국밥을 끓여냈다. 차츰 입소문이 나며 허름하고 작은 식당임에도 연일 많은 이들이 찾아들었다.
바쁜 날에는 손님들이 직접 그릇을 치우고 일손을 돕는 등 그렇게 손님들과 함께하며 예당식당을 꾸려왔다.
한편 차 대표는 두 달 전, 평생을 함께 했던 남편을 떠나보냈다. 어려운 형편에서 태어난 차 대표는 초등학교 졸업 하자마자 서울로 떠나는 큰 이모를 붙잡으며 “나도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고, 그 길로 서울로 상경해 식모살이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유년 시절을 보내고 22살이 됐을 무렵 어른들의 중매로 남편 김창번 씨를 만났고 일주일 만에 약혼식을 올렸다. 약혼식이라곤 하지만 조촐하게 가족들끼리 밥을 먹는 자리였고 그날부로 인연을 맺고 한 평생을 살아왔다.
“참 사람이 착했어요. 속도 깊었고 오로지 일 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지요. 저에겐 늘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 많다’고 다독여 주던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서로 불쌍한 줄만 알고 살았네요.”
남편 따라 온 신평면 신송리에서 온갖 고생을 했다는 차 대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말했다. 새벽 4시면 일어나 5시부터 일을 시작하고 삽교천에 위치한 횟집에서 10년 간 남 일을 도우며 그렇게 생계를 꾸려갔다. 슬하 세 자녀를 두고 그렇게 모진 삶을 함께 헤쳐 나가며 살아온 날이 40년이 넘었다.
올해로 60세를 맞이한 차 대표 또한 몸이 시원치 않다. 농사에 예당식당까지 혼자 도맡아 하기에 더욱 분주하다. 얼마 전엔 경운기에서 떨어져 한동안 식당을 나오지 못했다. 쉴 법도 하지만 그는 “집에 있으니 우울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할 수 있는 만큼 예당식당을 계속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는 자녀들도 모두 결혼해 아들·딸을 낳고 오순도순 살고 있다. 차 대표는 “오는 14일이 손자 돌잔치”라며 “남편과 함께 가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남편의 묘소를 찾아 “나 혼자 다녀올게”라고 혼자 말을 읊조렸다며 쓸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가격 : 생고기(200g) 1만1000원 (100g) 5500원 / 양념구이(200g) 1만1000원, (100g) 5500원, 김치찌개 7000원, 국밥 6000원
■위치 : 합덕읍 운산리 중동 273-56
■문의 : 362-7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