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면 부수리에서 양계업을 하는 김동식 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으로부터 축산물 유통판매업체 (주)예담(대표이사 박규재, 이하 예담)에게 9755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어 지난달 29일 고등법원에서도 이와 상응한 판결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0년 12월 예담으로부터 선납금 9269만 원과 병아리를 받아 닭을 키우고, 그 사이 낳는 달걀(종란)을 예담에 공급하는 조건으로 1년 계약을 맺었다. 선납금으로 받은 돈은 인건비·사료비 등 닭을 키우는 데에 사용했다.
계약 기간이 지난 후 선납금에서 운영비로 사용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미수금)을 예담 측에 돌려줘야 하는데, 예담 측은 9755만 원이 미수금이라며 선납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김 씨에게 요구했다. 예담 측은 김 씨가 기른 종란의 부화율 떨어져 회사 경영에 피해를 입었고, 종란 단가 인상에 대해 김 씨와 계약했던 것을 부인하면서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이다.
이러한 예담 측의 요구에 김 씨가 불응하자 2014년 고소장이 접수됐다. 1년 동안 법정 싸움을 이어간 김 씨에게 법원은 김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예담 측의 손을 들어줬다.
김 씨는 9200여 만 원의 선납금으로 닭을 기르며 운영비·사료값·인건비 등에 사용했는데 어떻게 그보다 500만 원이나 더 많은 미수금을 예담 측에 지급해야 하는 것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 씨는 “부화 사고의 책임을 농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열심히 일을 한 농민에게 오히려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회사 측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는 또 있다. 신평면 금천리에서 양계업을 하는 김대영 씨의 경우 예담에서 1억8000만 원을 김대영 씨에게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판 결과 예담은 6000만 원만 김 씨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비슷한 사례로 양계업을 하는 농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구두 계약 등 농민들의 허점을 이용한 업체의 횡포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예담의 계열사가 바뀌면서 계약 당시와 현재 관계자가 모두 변경된 상태로 예담 측은 법대로 하자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피해자들로부터 예담 관계자로 지목된 조웅천 씨는 “이미 판결된 사항으로 더 이상 답할 게 없다”며 “판결문으로 답변을 대신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자에게 이번 문제에 대한 설명을 한 뒤, 돌연 “자신은 예담 관계자가 아니다”라며 말을 번복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했다.
피해자들은 노동의 댓가 조차 받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회사 측에 지불하게 됐다고 호소하면서 법원에서 조차 농민들의 억울함을 외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