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롭게 주말을 보내고 출근한 지난 22일 월요일 아침,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당진시 도로과장이라고 밝힌 그는 본지 제1064호에 게재한 원도심 도시계획도로 건설로 인한 상가 철거 관련 <석면 분진 날리고 철거 소음 무서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다짜고짜 화난 목소리로 따지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그렇게 얘기했나?”

그는 기사 내용 중 그가 “해당 건물은 현재 당진시 소유로 ‘내 집 공사’를 하는데 (석면가루가) 떨어지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라고 말했던 내용을 게재한 부분에 대해 문제 삼았다. 자신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지면관계상 기사에 모두 반영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전화로 인터뷰할 당시 “상가를 빨리 철거해야 하는데 가게에서 나가지 않고 있는 사업주 때문에 골치”라며 “빨리 그가 가게를 비우고 떠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오히려 기자에게 부탁했다.

이야기를 하던 와중, 상가에 남아 있던 상인이 건물 철거 과정에서 석면 해체작업 중 천장에서 가루가 쏟아졌다는 말과 현재까지도 상가 안에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던 점을 들어 “석면분진이 가게 안으로 유입되는 것 같던데, 사람이 있는데 건물을 철거해도 괜찮은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미 해당 건물을 당진시가 매입해 ‘내 집 공사’를 하는데 뭐가 문제냐”며 “떨어지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라고 말했다.

‘석면가루’라는 주어는 없었다. 대화의 문맥상 괄호 안에 ‘(석면가루가)’라고 포함시킨 게 잘못이었다면 잘못이었던 것일까?

아직 상가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상인은 “보상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어떤 기준에 의해 보상금이 책정됐는지 알고 싶다고 상세 내역을 요청했는데 당진시가 묵묵부답”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정보공개청구 제도조차 몰랐을 만큼 세상 물정에 어두운 이었다. 그런 그가 보상금 더 받으려고 상가에 끝까지 남아 있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는 “당진시에서 제시한 보상금 4800만 원으로는 권리금에 월세에 다른 가게를 알아 볼 수가 없어 이리저리 미루다 보니 지금까지 그냥 이렇게 있다”고 말했다.

행정에선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싶을 것이다. 시민들의 편리를 위해(?) 눈에 보이는 성과도 필요할 테다. 그러나 어찌됐든 시민들은 공권력 앞에선 약자일 때가 많다. 특히 가게를 비우고 또 다른 상가를 찾아 떠나야 하는 세입자의 신세는 더더욱 그렇다.

‘행복한 변화 살고 싶은 당진’

도로과장과의 전화를 끊고 머릿속에 오래도록 맴돌았던 말이다. 무엇을 행복하게 변화시킬 것인가, 그리고 누가 살고 싶은 당진을 만들 것인가. 당진시의 슬로건이 설마 돈이 많거나 권력을 가진 이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