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고령화, 농산물 가격 하락, 외면 받는 농촌, 그리고 안전하지 않은 먹거리.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다. 농업의 위기는 곧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생산자인 농민들에게만 위기인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식탁 위도 위태롭다.

전북 완주군은 자타공인 ‘로컬푸드 1번지’다. 4년여 의 준비 끝에 지난 2012년 완주군과 지역 내 농·축협이 주주로 참여하는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고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업은 1년 만에 자본금 12억59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수익이 농민들에게 직접 환원되지 못하고, 주주인 완주군과 각 농·축협으로 배당됨에 따라, 2014년에 운영구조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현재는 1100여 명의 생산자 조합원과 직원 조합원으로 구성돼 4개의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자 조합원들은 매일매일 로컬푸드 직매장에 판매할 농산물을 가져다 놓는다. 소비자들이 찾는 다양한 품목을 구비해 소포장까지 농민들이 직접한다.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의 철칙은 반드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하루에 판매(가공품은 한 달)하는 것이다.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농가 간 중복되는 품목이 많고 생산량을 조절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매대가 비어 있는 한이 있더라도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겠다는 고집 하나로 신뢰를 쌓았다.

협동조합 운영진은 농가를 끊임없이 방문해 소통하고, 농산물 생산에 대한 전수조사 작업을 벌이는 등 기획생산을 통해 수급을 조절함으로써 연중 공급체계를 확립했다. 또한 완주군 자체의 인증제도를 도입해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출하한 농산물을 모두 판매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 모악산점에서는 2층에 로컬푸드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날 판매되지 않은 농산물을 즉시 수매해 식재료로 활용한다. 지역에서 생산한 건강한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방문하는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은 평일 1500만 원, 주말 2000~3000만 원의 일평균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통장으로 전해진다. 신바람 나는 농민들은 “로컬푸드가 곧 농촌 복지”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앞으로 로컬푸드를 학교급식으로 확대함으로써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판매, 소비를 통한 지역 공동체의 선순환 구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인터뷰] 한지수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본부장

“자본의 경제논리보다 협동의 힘”

한지수 본부장은 “정책적으로 소외된 소농과 지역공동체를 위한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원하고, 자본의 이익을 앞세운 경제논리보다 협동의 힘을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며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통해 결국에는 농심(農心)을 회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을 배려하는 소비, 소비를 배려하는 생산이 로컬푸드의 정신”이라며 “농민과 조합원뿐만 아니라 행정에서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모든 단계에 대해 전담부서를 설치, 조례 제정 및 예산 투입 등으로 완주시 로컬푸드 정착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로컬푸드 성공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