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에는 연애는 단연 꿈도 못 꿔볼 일이었고 부모님이 정해주신 짝과 혼인해야 했다. 그렇게 부모님들이 정해준 연분을 만나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하나가 됐다. 풋풋한 스무살 나이에는 볼에 연지곤지를 물들여 전통혼례로 식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새하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나란히 입장했다.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허리는 굽었어도 여전히 새색시와 새신랑 같다. 뽀얗고 팽팽하진 않지만 세월의 연륜은 아름다웠다.
지난 7일 당진시청 대강당에서 당진시 여성단체협의회(회장 문정숙)가 주최하고 당진시가 주관한 금혼식이 당진1동을 제외한 13개의 읍면동에서 선정된 14 쌍의 노부부를 대상으로 열렸다. 입장하는 어르신들은 다소 긴장하고 경직된 모습이었지만 알뜰살뜰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는 따뜻한 행동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심이 전해졌다.
금혼식이 끝나자 어르신들은 축하의 의미가 담긴 새 이불을 전달받았으며 별나라어린이집 원아들의 깜찍한 율동과 아산시경찰교육원 소속의 악대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금혼식은 가족들과 기념촬영으로 마무리 됐다. 금혼식 이후 14쌍의 어르신들은 함께 국수를 먹으며 피로연을 함께했다.
또한 1박 2일로 충북 음성 큰바위 얼굴 조각공원을 둘러보며 두 손을 꼭 잡은 채 신혼여행을 즐겼다.
■참가 부부 명단: 원종성·이종애(합덕읍), 채명석·김연식(합덕읍), 박찬국·김진의(송악읍), 이관식·김대순(고대면), 조병순·장영자(석문면), 차기화·김세자(대호지면), 김재기·정예옥(정미면), 유철준·엄정수(면천면), 허용·이은순(순성면), 손용태·이희구(우강면), 김진화·김기분(신평면), 호병철·이영옥(송산면), 이충엽·석은순(당진2동). 유자록·김옥순(당진3동)
주최측 인터뷰 문정숙 여성단체협의회장
“어르신들 좋아하시는 모습에 보람 느껴”
“지난 7일에 열린 금혼식은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한 금혼식입니다. 이번 금혼식 역시 참여한 어르신들, 하객들,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도 모두의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행사였어요.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모든 순간이 행복했고 어르신들이 소년소녀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에 봉사하는 회원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금혼식 후 함께한 1박2일 신혼여행에서도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기회를 드리고자 노력하겠고, 따뜻한 마음으로 어르신들 잘 섬겨준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참가자 인터뷰 고대면 이관식·김대순 부부
“떨리는 맘에 잠도 못 이뤄”
“올해로 결혼한 지 60주년이 됐네요. 그동안 딸 셋, 아들 셋을 낳으며 서로 의지하면서 살았어요. 어제는 떨리는 마음에 잠도 못 이뤘어요. 결혼식 직전엔 너무 떨려 우환청심환도 먹었네요. 우리는 20살, 21살 나이에 남편의 故 김봉만 외삼촌의 중매로 만났어요. 176cm의 남편의 큰 키가 가장 맘에 들었어요. 살아보니 남편의 성실하고 착실한 점이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아내 김대순 씨)
“나보다 한 살 연상의 아내를 만났어요. 살림을 잘하고 알뜰한 모습이 좋았어요. 게다가 착하기까지 해서 더 좋았지요. 부모님이 정해주신 짝이라 얼굴도 모르고 결혼했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해요. 앞으로도 아내와 함께 건강하게 여생을 살고 싶어요.”(남편 이관식 씨)
하객 인터뷰 면천면 유철준·엄정수 부부의 막내 자녀 유병한·박하영 씨와 손녀 유은교 양
“설레하는 부모님 모습에 뭉클”
“3대가 다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좋아요. 저희가 먼저 해드렸어야 했는데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가 앞장서서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할 따름이죠. 부모님이 금혼식을 앞두고 설레하는 모습을 보고 짠하기도 하면서 기쁘더라고요. 그래서 한복도 맞춰 입고 왔어요. 정말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