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단지가 들어설 평택 고덕산단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북당진변환소를 추진 중인 가운데 한전이 당진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진시는 그동안 발전소와 송전선로 건설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주장하며 송전선로 전 구간 지중화와 추가 전력설비 건설금지 등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이 대기업·수도권의 이익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일부 언론이 송전선로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피해는 외면한 채 당진시와 당진주민들이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으로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면서, 당진시민들이 국가경제 발전을 막는 주범인 것처럼 매도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전은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평택 고덕산단에 공급하고자 북당진 변전소에 변환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진시에서는 이를 강력 반대하며 변환소 설치 허가를 반려하자 당진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당진시장 등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한전 측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그동안 북당진 변환소 건축을 위해 건축법에서 정하고 있는 모든 법적인 요건을 충족시켰고, 주변마을 주민들과 합의하는 등 당진시에서 요청한 사항을 모두 완료했지만 당진시는 건축허가와 무관한 사유를 들어 허가를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사업인 북당진 변환소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 부당한 행정기관의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과 함께 책임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사법적 판단을 구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진시는 발전소와 송전선로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 왔다면서 더 이상의 전력설비와 송전선로 건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진시에는 현재 526개의 송전탑, 189km에 달하는 송전선로가 지나고 있어 전국 최대의 송전선로 밀집 지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또한 송전선로 지중화율은 서울시의 경우 90%, 인천시 65%, 대전시 29%인 반면 당진의 지중화율은 0.47%에 불과하며, 전국 평균(1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전선로 주변지역에서 주민 암 발생률 증가 등 건강피해 우려는 물론, 주거환경 저해, 지가 하락, 기업들의 투자 기피 등으로 지역개발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당진시는 추가적인 송전선로 건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그동안 당진지역에 설치된 수많은 송전탑과 송전선로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고통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며 “주민들이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