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김홍장 시장의 역점시책이었던 주민자치가 위기다. <당진시 주민자치협의회 설치·운영 조례>가 제정된 지 불과 1년 만에 사실상 폐기, 과거 주민자치위원회로 회귀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당진시의회는 지난해 제3차 본회의에서 당진시주민자치협의회 설치·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상정, 의결했다. 이에 따라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가 공포되면 ‘주민자치협의회’라는 명칭은 사라지고 과거와 같이 ‘주민자치위원회’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
자치활동 강화·공동체 항목 삭제
달라지는 것은 명칭뿐만이 아니다. 마을대표위원(이장)과 동수로 공모위원을 선출했던 주민자치협의회 구성원은 추천·공모를 통해 30인 이내로 줄었으며, 위원선정위원회를 통해 선발했던 주민자치위원은 읍·면·동장 직권으로 선정하게 된다. 위촉 주체도 기존 당진시장에서 각 읍·면·동장으로 바뀐다.
특히 주민자치협의회가 지역현안을 협의·조정이 가능했던 반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불가능해지고, 주민자치협의회 공모사업에 대해 지원했던 예산도 더 이상 지원받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행정기능 위탁도 불가하다. 또한 주민의 자치활동 강화에 관한 사항과 지역공동체 형성에 관한 사항이 대폭 삭제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민자치협의회 설치 이전인 과거 주민자치위원회보다 더 후진적으로 후퇴했다며, 시민들의 대의기구인 시의회가 주민자치 실현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진시 주민자치협의회(회장 최성태)는 지난달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주민자치협의회 조례 개정을 추진한 당진시의회를 규탄하는 한편, 주민자치위원들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고, 주민자치 활성 방안을 다시 수립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주민자치위원들과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이 조례 개정을 강행한 것은 시의회의 주민자치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민자치 포기하는 것 아냐”
지난 1년간 당진형 주민자치를 추진해 오면서 위원 선정, 각종 교육, 공모사업 추진 등을 실시해온 가운데 주민자치협의회가 사실상 폐지된 것에 대해 허무함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자치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 의욕을 갖고 추진해 왔던 것들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허무하다”며 “주민자치협의회 조례를 의결한 당진시의회가 다시 이를 폐지, 과거로 회귀시킨 것은 주민들을 우롱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 관계자는 “의회와 각을 세워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한발 물러나 의회에 재심 청구를 하지 않았다”며 “의회,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발전 방향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자치는 꼭 이뤄야 한다는 김홍장 시장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민자치협의회 문제를 두고 당진시장에 대한 견제 또는 길들이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4.13 지방선거와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홍장 시장에 대해, 과반수 이상 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의 견제라는 시각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의회의 ‘당진시장 흔들기’로도 충분히 비춰질 수 있다”며 “지역 정치에서 보기 쉽지 않은 여·야 싸움이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