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말도 못할 정도로 손님이 바글바글 했어요. 이전엔 합덕이 당진보다 인구가 더 많았죠. 지금도 서울이나 인근 타 지역에서도 장날이 되면 찾아오곤 하지만 이전보다는 못해요.”

오랜 시간 동안 합덕시장에서 장사해 온 상인들과 또 합덕장을 자주 애용하는 소비자들은 사람 냄새 나던 옛날의 합덕장을 그리워하곤 한다.

옛 합덕장의 모습을 떠올리던 한 주민은 “이전 합덕장에는 ‘뻥’하고 정겨운 소리를 내는 뻥튀기 가게가 연달아 몇 곳이 있었다”며 “튀밥을 튀길 때 놀랄까봐 호루라기로 ‘뻥~이요!’ 소리를 미리 일러주는 뻥튀기 장수가 그립다”고 말했다.

합덕시장은 농사 짓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던 곳이기도 했다. 합덕장에서는 ‘썩은 생선도 팔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팔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 인근 타 지역민들도 장날이 아니어도 수시로 합덕장을 방문했다.

또한 합덕장은 남녀 혼담이 이뤄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1961년 합덕시장으로 명칭이 바뀌기 전 버그내장터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만나기 쉬운 최적의 장소여서 혼담이 오가던 ‘사랑의 다리’였단다.

그렇게 지난날의 추억이 담긴 합덕장이 지난달 26일에도 어김없이 열렸다.

지난 주말 대설주의보가 내렸고, 엄청난 양의 눈이 길을 덮었기 때문에 다른 장날보다 사람들이 적었지만 상인들은 이날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재배한 농수산물 등을 갖고 나왔다. 합덕장에서 20년 간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장혜순 씨는 “눈이 오고 길이 미끄러워 다른 날보다 손님이 적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장보러 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반찬거리와 돌아오는 설날 제사상에 올릴 재료를 사야한다는 것도 깜빡 잊은 채 뜨끈한 어묵국물로 추위를 달래기 위해 노점상으로 향했다.

시장 한편엔 어머니들이 오늘 저녁 밥상에 내놓을 생선을 골랐다. 연이어 망 속에 가득 담겨 있는 꼬막, 저렴하게 판매되는 예쁜 그릇, 향수가 느껴지는 구제옷들이 합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합덕장에서 만난 사람들

임경자 씨(합덕중앙시장 내 마리아양품 엄마패션 대표·84)

“엄마가 운영했던 옷가게 25년 째 장사”

“눈이 많이 왔지만 대목을 앞두고 있기에 사람이 없진 않네요. 예전에 합덕장은 사람도 많고 장사도 잘 됐었는데, 요즘에는 장사가 너무 안 돼요. 지금 운영하고 있는 가게는 친정엄마가 운영했던 옷가게로 25년 째 이어오고 있어요. 하지만 이전과 달리 요즘은 장사가 통 되지 않아 걱정이 많아요.”

김동구 씨(합덕읍 도리·64)

“정감 있던 동네 어르신 생각나”

“아내와 함께 장보러 왔어요. 멀리서 딸이 온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대추, 고구마 등 다양하게 장을 봤어요. 옛날엔 먹고 살기 바빠도 거리에서 친구들과 약주 드신 뒤 주무시던 어르신들이 많았어요. 시장에 오면 정감 넘치던 옛 모습이 그립기도 해요. 앞으로 재미있는 행사가 계속 열려 사람들이 합덕장을 많이 찾았으면 해요.”

최승일 씨(아산시·75)·인현숙 씨(아산시·60) 부부

“우시장에 사람이 바글댔지”

“20년 전 송아지를 팔던 우시장이 합덕시장에 있었어요. 그때는 길도 잘 나지 않았는데도 장사가 아주 잘 됐어요. 장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많았고요. 저희는 아산에서 왔지만 30년 전부터 합덕장날이면 나와서 구경도 하고 물건도 판매하곤 해요. 그래도 아직까지 지역민들이 모여 직접 채취한 나물 등을 팔면서 합덕장을 이어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