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만 갯벌에는 황발이가 지천이라
여름 갯벌에 붉은 꽃으로 만발하였다
네 몫이라도 잡아보라며
어머니는 나를 갯벌로 앞세워다
갯고랑 무른 벌을 골라
네 손가락을 곧게 세워
어깨에 체중을 실어서 게굴에 손을 넣다보면
굴뻑에 손등이 긁히고
요령 없는 손가락은
집게달린 짐승의 성질에 물리기 십상이다
한참을 육덕에 의지하여
손끝에 신경을 모아 사생결단을 다투다보면
쉬이 힘이 빠지고 싫증이 난다
다가서면 황발이 무리들이 저만치 물러나고
무심한 맘을 보여 가까운 게굴에서 기어 나온 놈을
날쌔게 잡아보리라
눈자루가 긴 놈에 눈치라
그리 쉬이 잡히는 법이 없다
중뿔나서 벌밭을 이리 저리 뛰어다니지만
제구멍 못 찾아드는 놈은 없다
얘야 게구멍에 손 넣지 않고는
게발 하나도 구경못 하는 법여!
어느새 바람이 바뀌고
밀물이 갯고랑에 따라 들자
게들도 벌딱지를 떠다 구멍을 막는다.
>> 차준국 시인은
·대호지면 적서리 출생
·미호중학교 졸업
·인천노동자문학회
“글터” 활동
“글로써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으로 나의 뜻을 표현하는 작업과정은 감정의 경중과 감각의 정도를 되새김질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고 깨달은 건 오래되지 않았다. 그 결과물에 미숙함이 드러나고 부끄러움이 묻어있다. 살아가는 과정이 그렇다. 그것이 한 편의 나의 분신이다. 살다보면 한 폭의 그림이 떠나질 않고 서성인다. 이면지에 되새김질이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