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어진 신
꺾어진 뒤꿈치가 빛난다.
지가 무슨 신이라고
오직 바램이라면 다섯 발가락처럼 오순도순
어둡고 시린 고리타분한 냄새 속에서도
온 정성으로 받들지 않겠는가
카운터 옆에 놓인 꺾인 구두는 이방 저방
어지럽게 돌아다닌다.
개방된 문이 열려 있기 때문에
문설주처럼 빛나는 뒤꿈치
몸의 출입을 막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낡은 구두처럼
자신의 이름을 지워야 한다
길이 난다는 것은 어둠의 빛을 주고받는 것이다.
자기 혼자 이루는 빛은 없는 것
신은 갈수록 뒷모습이 빛난다.
“우연히 어느 노부부가 운영하는 조그만 식당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노부부가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나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노인이 꺾어 신은 오래된 구두가 눈에 띄었죠. 구두를 꺾어신은 채 이리저리 분주히 오가는 모습을 보고 이 시를 쓰게 됐습니다.”
>> 심장섭 시인은
<공무원 문학>시 시인상 등단(2004)
·충남문인협회 회원
·공무원문인협회 충남지부장
·(사)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 회원
·호수시문학회 회장 역임
·<새벽비>, <가을 앞에서>, <영랑사 가는길>,
<개나리꽃이 핀다>, <가을 여행> 등
·2015 올해의 문학인 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