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셋째 주 일요일, 이날은 김은옥 씨 가족 모두가 기다리는 날이다. 온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가기 때문이다. 비록 한 달에 한 번뿐이지만, 매월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슬쩍 빠져 여행이라도 갈 법하지만, 지난 7년 동안 가족봉사단에서 활동하면서 김은옥 씨 가족은 이날 만큼은 반드시 봉사하기 위해 노력한다.

강원도 양양 출신인 김은옥 씨는 남편 남성호 씨의 직장 때문에 당진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그게 벌써 20년째다. 지금은 남편의 직장이 전북 익산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주말부부를 하고 있지만, 그 와중에 꼭 시간을 내서 온 가족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7년째 가족봉사단에서 활동

현재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센터장 임준호) 가족봉사단 행복플러스 단장으로 활동하는 김은옥 씨는 7년 전 사회복지 공부를 하면서 센터를 알게됐고, 이후 가족봉사단에 참여하게 됐다. 실습을 해야 했던 그는 당시 당진버스터미널에 위치해 있던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를 찾았고, 센터에서 운영하는 가족봉사단 행복플러스의 존재를 알게 됐다.

마침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승우(계성초6)를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족봉사단에 참여했다. 당시 7살이었던 승우가 벌써 13살이 됐으니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김은옥 씨 가족은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가족봉사단 단원들과 함께 구룡동에 위치한 요양원 평안실버를 찾는다.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손마사지를 해드리고, 비즈팔찌 만들기, 쿠키 만들기, 모빌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봉사에서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 종이접기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봉사단원들은 곱게 접은 카네이션을 어르신들의 가슴에 달아드렸다. 짚풀공예와 비즈공예 등 각종 만들기에 손재주가 있어 강사도 하고 있는 김은옥 씨의 솜씨가 봉사활동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나눔과 사랑을 배우는 아이들

수년 째 봉사활동을 이어오다 보니, 이제 요양기관에 입소해 있는 어르신들과 정이 들었다. 어르신들은 한 달 내내 이들을 기다려 봉사활동이 있는 날이면 늘 환하게 반겨주신다고. 김은옥 씨는 “오랫동안 어르신들을 만나다보니, 함께 했던 어르신 중 몇몇은 건강이 더 안 좋아지거나,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 일도 있다”며 “그럴 때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하지만 늘 반갑게 맞아주는 어르신들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봉사자들이 힘을 얻고 간단다. 무엇보다도 가족봉사를 통해 자녀들과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함께하고, 이웃을 배려하고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공동체를 몸소 느끼게 해 줄 수 있어 좋다. 승우만 해도 어렸을 때부터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니, 할머니·할아버지에 대한 큰 거부감 없이 손도 잡아 드리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어르신들 곁에서 기쁨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하는 봉사활동에도 척척 나서, 선생님들도 ‘봉사’하면 으레 승우를 찾는다고.

가족봉사 전도사…“할일 무궁무진”

요즘엔 이렇게 가족들이 함께 봉사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 관심 갖는 지인들이 많다. 아이 교육 차원에서, 또 가족이 함께 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김은옥 씨에게 가족봉사단에 대해 묻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그럴 때면 김 씨는 가족봉사단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려준다.

“가족이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 서로 의지도 되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가족 간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돼요. 더 많은 분들이 가족봉사에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남편 남성호 씨 역시 “처음 시작할 땐 어색하고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한 두 번만 봉사활동에 참여해 보면 금방 익숙해지고 적응된다”면서 “가족이 함께 봉사하는 시간이 무척 보람있고 즐겁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아내와 아이 때문에 봉사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던 남편들은 이제 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단다.

당진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산다는 김 씨에게 당진에서의 삶은 늘 즐겁다. 지역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는 그는 당진이 조금 더 따뜻한 지역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누구나 얼마든지 가족봉사단에 참여할 수 있어요. 배우자를 따라, 직장을 따라 이주해 온 많은 분들이 웅크려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찾아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