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렸던 산과 대지가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여가고 있는 참으로 좋은 날이 계속되는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오월은 어린이 날, 스승의 날, 어버이 날 등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날이 많아 마음이 더욱 풍성해진다.

며칠 전, 오월의 소중함을 누리기 위해 저녁 산책을 나섰다가 잘 아는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다. 올해로 교사 경력이 17년이 되는 그 선생님은 같은 학교에 근무할 때, 학부모로부터 담임을 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곤 해서 다른 교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다.

오랜만에 만난 기쁨이 더했는지 학교 이야기, 학생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눌수록 마음이 무거워져 갔다. 학습지도 보다 생활지도가 더 어렵고, 정상적인 교육과정보다는 방과후학교 운영, 잡무 등이 부담이 간다는 말을 들으니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이 전해져 왔다.

그러나 더 큰 어려움은 극소수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 때문이라고 하니, ‘교사가 지식의 전수자로만 머문다면 그 교사는 한낮 경사(經師) 일뿐 참된 인간을 길러내는 인사(人師)가 될 수 없다’고 들었던 이야기가 머리를 스쳤다.

아쉬움을 달래며 헤어지는 길!

‘그래도 올해는 스승의 날이 일요일이라 좋아요’라는 말에 걸음을 멈추고 되물어 보았다. 오월이 되면 있지도 않은 먼 나라에서 있음직한 스승의 날 이야기로 선생님들의 사기를 꺾어놓아 가슴이 아팠던 이야기며, 차라리 스승의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왔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눈부시게 경제발전을 이룩한 일면에는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과 제자들을 헌신적으로 가르치신 선생님들 덕분이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열정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갈수록 어려움이 따르니 선배 교사로서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산책을 마무리 하는 길, 밤 10시가 넘은 시각까지 시내 여러 개 학교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선생님들이 무엇을 위해 늦은 시각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내일 서게 될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새로운 것을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며 피곤함을 잊고, 학생들이 또 다른 하나를 깨우치게 될 때의 기쁨을 알기에 밝혀있는 불이 교직의 보람을 나타내는 것 같아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오월! 스승의 날이 있어 부담이 크다는 선생님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선생님, 스승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제자들과 함께하는 삶이 웃음꽃이 활짝 필 만큼 행복하기도 하고, 때로는 힘이 들어 쓰러질 정도로 어렵겠지만 제자들의 웃는 얼굴에서 기쁨을 찾고 평소 지녔던 교육철학을 꾸준히 실천하시면 선생님과 아이들은 참으로 행복할겁니다.”

오늘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계신 모든 선생님들께서 오월의 초록향기를 맘껏 마시는 풍성한 날이 계속 되기를 바라며 “선생님, 힘내세요!” 말을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