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난 7월 5일 전국 560개 사업장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처음 공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해 전국의 사업장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 중 30%가 충남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이 단연 전국 1위다.

충남의 지난해 오염물질 배출량은 12만2473t이다. 2위인 전북의 5만8917t을 두 배 이상 앞섰다. 또한 전국 대기오염물질 다량 배출업체 10위 안에 충남에 소재한 4개 업체가 포함됐다. 태안화력이 2위, 보령화력 3위, 당진화력이 4위, 현대제철이 6위다. 충남 소재 4개 업체 중에서 2개 업체가 당진에 위치해 있다. 눈 여겨 볼 것은 1위인 삼천포화력을 포함해 석탄화력발전소가 1위부터 4위를 휩쓸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앞으로 당진지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가파른 속도로 상승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당장 100만kW급 당진화력 9, 10호기가 거의 완공돼 올해 중에 가동될 예정이고 바로 인접해서 50만kW급 당진에코파워 1, 2호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전국 대기오염물질 배출 1위인 삼천포화력과 3위인 보령화력은 정부의 석탄화력 개선대책에 포함돼 1, 2호기가 폐쇄될 예정이고 당진화력과 비슷한 규모의 태안화력은 9, 10호기 건설에서 그치지만 당진에는 9, 10호기에 더해 당진에코파워까지 계획돼 있다. 그야말로 당진은 전국 최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지역이라는 오명을 얻게 생겼다.

석탄화력 발전소가 지역에 입주할 당시 환경피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발전사업자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으로 주민을 현혹했지만 이번 환경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를 접한 당진시민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경남 고성이나 충남 보령, 태안, 당진 등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서 전국 최고로 나타났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들 지역이 서울이나 경기도보다 부유한 지역 같지는 않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고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피해를 보는 지역 따로 있고 돈 버는 지역 따로 있는 셈이다.

지난 5월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에 충남의 석탄화력이 최대 28%를 기여한다는 감사원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석탄화력과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지난 7월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부랴부랴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산업통상자원부의 석탄화력 개선대책은 별 내용 없는 알맹이가 빠진 재탕 대책에 불과하다.

지난 6월 정부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에서 거의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노후 석탄화력 10기 폐지는 이미 6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발표 당시 제시됐던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폐지대상에 포함된 서천화력 1, 2호기는 지난해 수립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미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됐었는데 마치 새로운 대책인 것처럼 발표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노후 석탄화력 10기를 폐지한다고 하면서 4~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20기의 석탄화력을 예정대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노후 석탄화력은 대부분 20만~50만kW급으로 소형이지만 계획에 반영된 발전소는 대부분 50만~100만kW급으로 대형 발전기다. 폐지되는 석탄화력의 총 용량은 334만5000kW이지만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석탄화력은 1810만kW에 달한다.

충남의 경우 폐지되는 발전소는 140만kW이고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석탄화력은 800만kW에 이른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로 인해 전국적으로 심각한 대기오염 피해를 겪고 있지만 현 정부의 대책은 지금보다 석탄화력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무엇보다도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진에코파워 1, 2호기를 예정대로 건설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전기가 남아돌아 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만약 앞으로 상황이 변해 전기가 부족해지면 지금 놀고 있는 LNG복합화력의 가동률을 더 높여야지 신규로 석탄화력을 건설한다는 것은 막대한 사회적 낭비다.

이런 점에서 화력발전소의 추가증설은 피해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묵살하고 발전사업자의 입장만 반영한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발전소와 송전선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인내하고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랐다. 폭발직전의 민심에 불을 붙이는 행위는 바로 당진에코파워 1, 2호기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정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건설 타당성이 전혀 없는 당진에코파워에 대해 전원개발 실시계획 승인을 내줘서는 안 된다. 이미 예견된 실패의 길을 걷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