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송전선로를 건설하면서 회당 50만 원에 이르는 과다한 회의비를 지급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전과 석문면송전선로반대대책위원회(이하 석문대책위)가 “우리만 받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전이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면서 석문대책위와 협의 과정에서 지금까지 1인당 400만 원에 이르는 과다한 회의비를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전은 회의 1회에 개인당 50만 원 가량의 회의비를 지급해 왔으며, 지금까지 총 8회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10여 명의 대책위 임원진이 참석해 지금까지 석문대책위와의 회의비로만 5000만 원 가량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전이 회의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면서 주민들을 회유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전과 석문대책위는 “석문면만 회의비를 받은 게 아니다”라며 “과거 송악·신평·우강 등 송전선로 경과지인 다른 지역주민과 범시민대책위와의 회의에서도 마찬가지로 회의비를 지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본지 제1119호 ‘한전-석문대책위 유착 의혹’ 기사 참조>
이에 대해 범시민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신당진-신온양 간 154kV 노선을 결정할 당시, 당진시와 대책위(주민대표), 전문가 등 각계 참여하는 송전선로입지선정위원회(경과지선정위원회)를 꾸렸고, 협약까지 체결해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채널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참여 위원들에게 30만 원대의 회의비용이 지급됐다”며 ““공식적인 위원회 구성없이 일부 주민들만이 참여하는 현재 석문면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당진-신탕정 간 345kV 노선과 관련해 활동해온 신평면 신당리 정경채 이장은 “당진시와 국회의원실, 한전, 각 지역 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적으로 TF팀을 꾸려 지중화 구간을 논의했다”면서 “처음에는 회의비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수차례 거부했지만, 한전에서는 규정상 반드시 줄 수밖에 없다고 했고, 결국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회의비를 받지 않고 대책위 공금으로 사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과지 선정을 위해 각계가 참여하는 TF팀도 구성하지 않은 채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회의에서 이들에게 과다한 회의비를 지급해 온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과지선정위원회나 TF팀을 공식적으로 꾸렸다고 해도 상당한 금액의 회의비를 주고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진참여연대 김희봉 회장은 “기본적으로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한전으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회의비를 받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시민들과의 신뢰를 위해서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시의회 한 시의원은 “한전이 지역 행사 등을 지원하면서도 예산을 과도하게 집행하는 것을 느꼈다”며 “이번 회의비 논란과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당진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렇게 돈을 사용해 왔다고 한다면 국민들의 세금이 심각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