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를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독서퀴즈를 푸는 TV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헌법에서 행복추구권이라는 인간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듯이 흔히 ‘행복’이라 하면 누구나 원하고, 항상 소유하고 싶어 한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구매하기 위해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막상 서점에 도착하니 행복여행을 비롯하여 인생여행, 우정여행 등 많은 내용의 시리즈 도서들이 있었다. 하지만 학업 슬럼프와 외모적 콤플렉스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웃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는 사실이 무색하리만큼 아주 잠시 생각하다 결국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을 골랐다.
정신과의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꾸뻬 씨는 환자들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 세계 각 곳을 돌아다니면서 배운 점 23가지를 메모한다. 배움 노트를 하나하나 채워나갈 때마다 형용할 수 없는 무엇인가의 전율이 내 몸을 타고 흐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책에서 언급된 행복의 첫 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유대인의 율법서인 탈무드 중에 ‘우리가 항상 어떤 것이나 어떤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라는 말이 불현 듯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으로는 옮기기 힘든 것이 비교, 바로 그것이다. 캐주얼한 청바지차림을 좋아하는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주말 자율학습을 위해 청바지를 꺼내 입었다. 하지만 동생의 늘씬한 다리와 달리 종아리가 퉁퉁하여 옷맵시가 살지 않는 거울 속 모습을 보며 아주 어리석게도 나는 나 자신을 폄하하고 있었다. 이처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존감을 잃으면서 자연스럽게 행복과 멀어지는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바보 빅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책의 주인공 빅터는 스스로를 바보라고 치부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큰 힘이 되어준 것은 IQ 173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니었다. 바로 친구 로라의 인정과 격려였다. 나는 그 인정과 격려를 나에게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로 인해 나는 자존감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가짜웃음을 인지해내지 못할 정도로 둔하디 둔해서, 타인이 아닌 본인이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엉겨붙어있던 마음은 사르르 녹아내린다. 마치 마당에 닿자마자 자취를 감춰버리는 싸락눈처럼.
내가 그랬다. 김창욱의 강연을 들으면서 “난 충분히 좋은 사람이야. 지금 딱 좋아”라고 연거푸 말하며 나를 다독였다. 그동안 스트레스로 가득 차있던 마음을 포근하고 커다란 두 손으로 쓸어내리는 것 같았다. 마음속에 고여 있던 눈물을 개워내고 말았다. 나는 안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삶의 행복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면, 아직 즐겁지 못하다면 <꾸뻬 씨의 행복여행>을 통해 행복을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배움과 동시에 본인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아울러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는 여유까지 얻을 수 있길 바란다. 당연히 도착지는 ‘행복’이 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되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