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지역에서 도와주십시오”
“나라 전체로 봐서 이번 일은 터뜨리기보다 관리해주는 것이 국가적인 손실을 줄이는 길이었다고 봅니다.”
정문입구를 운송업자 차량들이 봉쇄한 가운데 연구관 5층에서 만난 안정준(59세) 당진제철소장은 한보에 대한 부도처리가 부당하다는 생각이었다. 삼성이 30조, 대우가 24조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비하면 한보의 부채 5조원은 그리 크지도 않을 뿐더러 국가를 한개 경영단위로 보면 부도로 인한 국가적 손실이 너무 크지 않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안소장은 정부가 최악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장은 정태수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대로 “철강업을 노린 제3자가 저지른 일”이라는 데 공감이 간다고 부도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혜금융설, 김현철관련설을 부인한 안소장은 포항제철의 위탁관리에 대해서는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역시 한때 포철맨이었다.
공장가동중단 뒤에 대책을 묻는 질문에 안소장은 “공장을 한번 중단시켰다가 재가동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소비되는 것은 물론 이 겨울에 기계들이 성하게 남아있을 수 없다”며 직원들의 밀린 임금과 함께 공장가동만은 해결되도록 발버둥치고 있다고 밝혔다.
안소장은 한보의 부도가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그동안 한보로 인해 지역에 돌아가던 혜택이 중단된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이에 덧붙여 안소장은 “지금 의 상황은 한보가 어떻게 해주길 바랄 때가 아니라 한보의 정상화를 위해 이제는 지역사회가 도와줄 단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