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이르면 흔히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한자말을 자주 인용하여 저물어간 아쉬운 한 해를 달래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개인적으로는 2016년의 대한민국 자화상은 논어에서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던 “사(師, 자장(子張))와 상(商, 자하(子夏))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라는 질문에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답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다면, 2017년의 정유년은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세상이 도래하기를 학수고대하면서 간절히 바란다.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깊은 의미를 새겨보면, 첫 번째로 낡은 제도나 관습 따위를 고쳐 모습이나 상태가 새롭게 바뀐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두 번째로 용모가 이전에 비하여 매우 새롭고 아름다워짐을 의미하며, 세 번째로 뼈대를 바꾸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으로 선인(先人)의 시문(詩文)을 본떠서 더욱 아름답고 새로운 글로 만들어 냄을 이르는 말이다.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정유는 육십 간지 중 34번째의 해이며, 열 번째의 상징인 닭은 꿩과에 딸린 새이다. ‘정’ 이 ‘빨갛다‘라는 의미이니까, 해석하면 2017년은 ‘빨간 닭의 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닭은 존재 양상의 이중성, 즉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상에서 생활하는 방식은 어둠과 밝음을 경계하는 새벽의 존재로서의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다.
새벽닭 울음소리와 함께 기침하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던 민초들의 일상적인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농경문화 속에서의 한국적인 평범한 일상의 시작이었다. 새벽을 일깨우는 닭의 울음소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리는 동시에 생명의 태동(계란)을 알리는 소리였다.
한 시대가 흘러가고 새로운 한 시대가 도래되는 천지가 개벽을 하는 소리를 닭의 울음소리에 비유하기도 했던 우리 민족에게는 정유년의 새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이 되어 정지되든지 기각이 되어 임기를 맞추던지, 혹여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의 약속처럼 4월에 사임이든지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의 임기가 마치게 되고 제19대의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는 중요한 해다.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광화문 광장에서 주말마다 100만 국민들의 자발적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최악의 국정논단에 대한 배신감과 진실 규명을 위한 국민들의 열정은 영하의 강추위도 녹여가면서 좌절과 슬픔을 이기고 새로운 시대의 선포와 새 시대의 부푼 희망을 가지게 한다.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 신화에서 나라를 통치할 인물이 탄생했음을 알리는 흰 닭은 빛의 상징으로서 자연 상태에서 국가적 체계를 갖춘 단계의 예고였다면, 프랑스에서는 수탉은 자부심의 상징이면서 국가였다.
닭은 주역의 팔괘에서 손(巽)에 해당한다. 손의 범위는 남동쪽으로 여명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래서 닭을 상서로운 동물로 강조하며 금계라는 신비로운 동물을 탄생시켰다. 닭의 울음소리는 새벽을 알리는 빛의 도래를 알리는 존재이다.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서 우리나라 민주화를 이끈 한 축의 인물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분명 신 새벽 아침의 동터 오름과 함께 새벽닭의 울음소리는 우리민족의 가슴에 힘차게 울려 퍼질 것이다.
5000년의 한반도 역사 속에서 931번의 외세의 침입을 받았어도 의연하게 한반도를 지켜냈던 우리 민족은 나라의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정치 지도자들의 지혜와 힘을 의지하지 않고 백성들 스스로가 마음을 하나로 뭉쳐 국난을 극복했던 저력들을 가지고 있다.
2017년도를 맞이하는 정유년(丁酉年) 새 아침에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 걸쳐 나라를 이끌어 가는 위정자들과 지도자들은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구성원들도 지혜를 모아 분열과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