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맞이하는 3·1절에 당진시에 충남에서 4번째로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된 지도 어언 1년의 세월이 지났다.

3·1절은 우리 민족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인 날로 1919년 3월 1일에 일본의 식민 통치에 맞서 일어난 온 겨레의 항일 민족 독립 운동의 날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무력으로 우리나라 국권을 빼앗고 식민지 정책을 펴 우리 민족이 온갖 굴욕과 고통을 받게 되자 온 민족이 빼앗긴 나라의 국권을 되찾기 위해 일어선 독립 운동의 날이다. 작년 이 뜻 깊고 의미가 담겨 있는 역사적인 날에 우리 당진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피해 상징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여 제막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일본군에 의해 저질러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당진시민들의 관심을 고취시키고 청소년들에게는 역사에 대한 교훈을 되새겨주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모욕과 망각 속에 지난 2015년 12월 28일에 '한일 양국이 맺은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인 것이라는데 논란이 가중되었고, 굴욕 합의로 비판받고 있는 합의는 실제 내용조차도 왜곡하여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의문에는 ‘일본 정부의 10억엔 출연’과 조건만 충족되면 ‘위안부’ 문제가 최종 해결되는 것으로 명시돼 있었다.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강제할 근거 자체가 부실하고 일본에 의한 강제로 동원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오히려 일본의 책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졸속한 합의를 맺었다.

일본은 이 협정을 빌미로 더 이상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실체들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순수 민간인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건립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의 철거를 우리 대한민국에 요구하는 파렴치한 행동과 언사를 자행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외상 아베는 일본 중의원에 출석하여 한국정부가 사죄의 편지를 요구하는데 어떤 입장인가에 대한 물음에 ‘털끝만큼도 사죄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망언은 피해자들의 의지가 무시된 것을 넘어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한 처사다.

학계를 통해 추산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약 20만 명으로 그 중 상당수가 한국인이었으나, 현재 위안부 피해자로 공식 등록된 인원은 전체 239명에 불과하다. 2015년 12월 28일 대한민국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맺었다고 발표할 당시 당진시에 거주하시는 할머니 한 분을 포함하여 총 46명의 할머니가 생존하셨는데, 당진에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될 때만 해도 44명의 피해자 할머니가 생존하셨다. 그리고 현재는 과거의 아픔이 치유되지 못한 채 39명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존해 계신다.

현재 생존한 피해자 할머니들은 대부분 80~90대의 고령 연령으로 정신적인 상처와 함께 육체적으로 쇠약해져 매우 힘들게 하루하루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문득 필자는 당진시에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문화계의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된 전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장관으로 재직 시 당진에 유일하게 생존하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집을 방문했었는데, 행정기관과 여성단체를 비롯한 사회단체의 관심도가 이례적으로 매우 높았다. 이를 계기로 피해 할머니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인 접근에 대한 기대치를 가졌었는데, 현재는 국가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외하면 더 좋아진 것도 없는 듯하다.

작년 2월 초순에 송산종합사회복지관을 이용하는 아동의 학부모이면서 당진어울림여성회에서 활동하는 어머니께서 우리 당진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모금 활동에 대한 동참을 호소했다. 당시 송산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동참하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인 ‘늘·예·솔’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수시로 할머니 집을 방문하여 친손녀처럼 피해 할머니에게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다. 또한 송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매주 피해자 할머니를 위하여 매주 식사배달과 정서적인 안정을 위하여 사회복지사가 할머니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위한 작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98주년 3·1절을 맞이하면서 지난 70년 간 가슴에 온갖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온 일본군 피해자 할머니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드려야 할 것이다. 피해자는 아픔을 절규하는데 가해자는 없는 암울한 현실 앞에 올해에도 몇 분의 할머니들이 가슴에 한을 품고 쓸쓸하게 생을 마치실 런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 가슴이 저미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