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여성으로서 2017년 새해를 맞는 마음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과 아이들에게 세상은 안전하고 평화롭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9일은 세월호 사고가 난지 1000일이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왜 아이들이 구조되지 못했는지, 콘트롤 타워가 되어야 할 정부가 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는지 밝혀진 바가 없다. 수학여행을 떠난 300여 명의 아이들이 부모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대형 참사를 겪었지만 우리 사회는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안전하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커다랗게 다가오는 현실이다.
또한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 사건을 겪으며 이 땅을 살아가는 엄마들은 화가 났고 분노했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실력이라며 대학을 부정 입학하고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지만 학점을 이수하는 정유라를 보면서, 10억 원이 넘는 말을 자식들에게 사줄 수 없는 평범한 엄마들은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 허무해졌다.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흙수저, 금수저론이 왜 생겼는지 체감할 수 있었던 현실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우리사회에서 태어난 환경은 달라도 적어도 같은 출발점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성장하기를 바랐던 것은 우리의 욕심이었을까?
엄마들은 물론 아이들이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평범한 엄마들이 나서서 현실을 조금씩이라도 바꿔 나가지 않는다면 위에 계신 분들이 저절로 바꾸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요즘 절실하게 드는 생각이다.
당진지역에도 아이와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실천을 하고 더 많은 여성들과 함께 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행동하는 단체가 있다. 당진어울림여성회는 아이와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당진지역 여성들의 공동체이다. 당진어울림여성회의 첫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진에 살고 있는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되었던 ‘당진좋은엄마모임’이 첫 시작이었다. 아이를 돌보고 교육시키는 문제가 엄마 혼자만의 몫으로 생각되어지고 그 책임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도 보며.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지역에 좋은 교육적인 환경도 함께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주변 엄마들과 함께 ‘당진좋은엄마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함께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냈던 엄마들 7~8인으로 시작되었던 모임이 발전하여 오늘의 당진어울림여성회가 되었다. 고민도 ‘엄마에서, 여성으로’ 확장되었고 ‘좋은 엄마’라는 틀, 내 아이와 내 가족에 한정되는 틀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세상의 범위로 확장되었다. 내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행복한 엄마, 여성이 돼야 하고 내 아이가 살아가는 지역과 세상이 살기 좋아져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활동에서의 깨달음이다. 2017년에도 지역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평범한 엄마들의 작은 실천들은 계속될 것이다.
2017년에는 제발 우리사회에 정의가 넘쳐나고 아이들을 안심하고 어디에든 보낼 수 있고, 키울 수 있는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