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산을 오르는 일이다. 산에 오르는 목적은 약초를 캐기 위해, 나물을 뜯기 위해, 건강을 위해, 산이 좋아서, 암벽등반을 위해, 도전정신을 기르기 위해, 전문 등반을 위해 등 제각각 다를 수 있지만, 등산을 하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다. 자신의 두 다리를 이용해 걸어서 올라야만 한다.

등산을 취미로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신체의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등산을 한다. 어느 교수에 따르면 하루 서너 시간 등산을 하고 나면 일주일치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등산을 하면 스트레스가 쌓일 일이 없는 것이다.

산은 반칙을 허용하지 않는다. 특혜를 주지도 않는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로지 자신의 두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야 한다. 산은 오른 만큼만 경치를 허락한다. 중턱에서 경치를 봤을 때와 정상에서 경치를 봤을 때, 감동의 크기는 결코 같을 수 없다. 노력한 만큼 보여주는 것이다.

산은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등산객을 맞이한다. 같은 산이라도 봄·여름·가을·겨울의 모습이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산은 그 모습을 달리한다. 봄엔 꽃의 향연으로, 여름엔 푸르른 젊음으로, 가을엔 단풍의 화려함과 낙엽의 고독으로, 겨울엔 눈꽃의 축제로 탐방객을 맞이한다. 더러는 구름과 바람이 어우러져 산골짜기를 하얀 바다로 만들기도 하고, 바람에게 멱살 잡힌 구름이 바람이 이끄는 대로 춤을 추며 온갖 조화를 부리기도 한다.

산에 올라 자연이 주는 선물에 동화돼 사철의 풍경을 눈과 가슴에 담으면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정화된다. 가끔은 하늘이 심술을 부려 산에 오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등산은 또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를 만나고, 나를 느끼고, 나를 찾는 시간이다. 오르막을 오를 때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통 속에서 나를 느끼고, 그 고통을 이겨내고 정상을 밟았을 때의 성취감 속에서 나를 만난다. 그리고 하산 후 충만한 만족감에서 나를 찾는다. 오로지 내 두발로 걸어 올라왔기에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통도 오롯이 내 것이요, 정상에 섰을 때의 그 환희도 오롯이 나만의 것이다. 힘들게 산을 오르다 보면 내 들숨 하나하나 내 날숨 하나하나가 느껴지고 힘들어 하는 다리 근육의 떨림까지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나를 만나고 나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등산이다. 모든 걸 나 혼자만의 힘으로, 내 의지와 내 육체가 힘을 합쳐 헤쳐 나가야하기 때문에 등산은 곧 인생을 살아내는 것과 같다. 반복되는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하루. 온몸으로 하루를 살아낸 느낌. 그 특별한 느낌 때문에 사람들은 산에 오른다.

산은 늘 그곳에 있다. 산에는 건강이 있고 기쁨이 있고 성취감이 있고 평소에는 까맣게 잊고 지냈던 나를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는 행복이 산에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산에 오른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