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기(史記)는 약 2100년 전 한무제 집권기에 사마천에 의해 탄생했는데 사기를 읽지 않으면 중국을 알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기는 학문적 차원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되어야 할 중국의 입문서이며 그들이 암암리에 진행하고 있는 동북공정을 비롯한 역사분쟁의 근원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사기(史記)라는 점에서다.

중국 속담에 “은혜와 원한은 대를 물려서라도 갚아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중국인 특유의 은원관(恩怨觀)이 하나의 전통문화로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데 사기에는 비장하고 격렬한 복수의 고사(古事)가 많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부친과 형을 죽인 초나라 평왕의 무덤을 파헤처 시신에 채찍질을 가한 오자서의 복수가 나오는데 굴묘편시(堀墓鞭尸)란 고사성어가 여기서 비롯됬다.

또한 춘추시대 말기 견원지간(犬猿之間)인 오나라와 월나라간의 복수극에서 비롯된 오월동주(吳越同舟)와 와신상담(臥薪嘗膽)은 피차 대를 물려 원한과 복수극을 벌이는 섬뜩한 복수관이 잘 나타나 있으며, 진나라 헌공이 애첩(愛妾)의 이간질에 속아 태자를 죽이고 차남(重耳) 마저 죽이려하자 중이는 간신히 도망쳐 초나라에 망명한 자신을 극진히 대접한 성왕에게 양국 간 전쟁시 90리를 물러나 보은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19년간 떠돌던 그는 끝내 진나라 왕(晉文公)이 되어 그 약속을 지킨 것에서 유래한 퇴피삼사(退避三舍)가 있다.

남·북냉전체제와 중·일과 최악의 관계로 해결책을 못찾고 있는데 러시아 마저 사드반대 경고를 하고 있다. 정치적 혼란기에 미·중간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의해 우리가 고스란히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패권주의에 의한 자국이익 앞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 명분은 북핵미사일 방어라지만 중·러의 견제이며 1000기 이상의 미사일과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한다면 사드로는 속수무책임이 정설이다. MD에 한국을 편입시켜 우리를 방패막이로 이용하려는 속내이며 중국도 한반도를 입술로 인식하고 순망치한(脣亡齒寒)차원에서 북한을 보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조선 광해군시대 후금이 명나라에 쳐들어오자 조선에 파병을 요구했다. 조정은 닥치고 충성을 외쳤으나 차일피일 미루던 광해군은 파병은 하되 강홍립 장군에게 밀명을 내려 앞장서지 말고 사태추이를 살펴 눈치껏 행동하라는 관형향배(觀形向背)를 주문했다. 강홍립은 7개월이나 행군을 늦추는 사이 명나라는 후금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이틈을 타 슬쩍 후금에 항복했다. 이것도 광해의 밀지에 의해 명분은 살리면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빛나는 외교력을 펼친 것이다.

미국이 밀어부처도 대통령이 탄핵된 마당에 대행체제하에선 곤란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새정부 국회결의 절차로 부결시켜야 한다. 또한 남북관계를 평화적 화해 모드로 전환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임에도 국방장관은 이러한 전략, 전술도 없이 덥썩덥썩 잘도 받아들여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켰고, 환경영향평가, 터닦기 공사도 안한 상태에서 쐐기박 듯 사드장비를 들이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과의 교역량을 줄여나가면서 13억 인구의 인도 등으로 다변화하는 한편 중국에 나가있는 기업들이 석문공단과 같은 국내로 유턴할 수 있도록 세금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주는 획기적 노력을 정부는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새정부에서는 광해·서희와 같은 외교력을 발휘해 중·미간의 파워게임에 휩쓸리거나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제발 현명한 외교를 펼치기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