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이 넘실거리는 여름이 지나면 색바랜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질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었던 시절을 지나 세월의 흐름 속에서 노년을 맞이하게 된다. 주름 하나 없이 반질했던 손에는 주름이 깊게 새겨지고 새까맣던 머리는 백발이 된다. 강종애 씨(70·면천면 죽동2리)도 흐르는 인생 따라 어느덧 노년기를 맞았다. 하지만 여느 때보다 나날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비록 나이로는 지는 꽃이지만, 피어 나는 꽃을 그리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40여 년 간 교단에서
젊었을 적 참 바삐 살았다. 교단에 서서 40여 년 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교대에서 제2전공으로 배우거나 시간이 날 때 잠깐씩 배우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겠다는 꿈은 한시도 버리지 않고 간직해 왔다. 그는 “항상 미술에 대한 아쉬움이 마음에 남아있었다”며 “언젠가는 꼭 그림을 배우고 나만의 전시회를 열겠다는 다짐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제2의 인생, 그리고 다시 시작
2000년도 퇴임한 이후 딸 내외가 거주하고 있는 당진을 찾았다. 그 후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 2013년도 당진시노인복지관이 생기며 교단을 떠났다. 당진시노인복지관이 갓 생겼을 무렵부터 강 씨는 이곳에서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을 찾았다. 먼저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서양화와 사군자 강의를 신청했고 그때부터 배워가기 시작했다. 또 전시회를 열고 싶은 마음에 최상근 작가의 화실까지 나가며 배움에 열중했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 잠이 안 올 때면 붓을 잡곤 했다”며 “하고 싶었던 것이었기에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몰두할 수 있다는 기쁨이 더 컸다”고 말했다. 노력 끝에 지난달 16일부터 당진시노인복지관 2층에 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딸·며느리가 식사 대접
한편 칠순을 맞아 잔치 대신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또한 딸 임현정 씨와 며느리 전미영 씨가 도와 지난 16일에는 당진시노인복지관 식당에서 무료 식사를 제공했다. 그는 “딸과 며느리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고 싶어요. 그림을 놓지 않고 천천히 작품 완성하는 것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한편 다른 어르신들도 제2의 인생으로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의미하지 않게 여생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인생을 살았으며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