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옷, 머리 원시적 모습으로 부름이 있어 간 곳

거울 보니 언제 미수(美壽)가 되었네

주름 깊어 말린 오징어 등살 같구나

긴 세월 길흉화복 다 거쳤으니

이젠 조용히 심산에 걸어놓고

가끔 찾아오는 주붕지기와 술이나 하련다

내 운명 맥박으로 짐작 알고 있네

굵은 세포 얇은 핏줄 간신히 뛰고

근육 없어 뼈 사이 연골은 화석 같구나

암산은 어릴 적 보던 그대로인데

인걸은 세월 앞에 마른 장작으로 변하고

지는 햇살은 마지막 더 붉게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