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 에세이

화가 구현숙

사물에 대해 더 솔직할 수는 없을까

돌에 이름 새기며 출발한 ‘나만의’ 경험

자연 그 자체보다 솔직한 것은 없어요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나에게 커다란 숙제는 나의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었다. 작품만 하면 그것 자체가 나의 것이 되는 줄 알았는데 자꾸만 선생님들은 내가 빠져있다고 말했다.

1년 이상을 고민하며 이해하려 노력해도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그동안 하던 모든 작업(그림들)을 그만두고 산책길에서 항상 나의 발밑에서 이리저리 차이던 돌들을 주어다 아틀리에 바닥에 정갈하게 돌들을 펼치고 그곳에 무명의 이름들을 하나씩 써가기 시작했고 알 수 없는 고민에 싸이면서 서서히 선생님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때의 경험들이 나에게 진정한 출발이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다.

20대를 프랑스와 영국에서 보내고 고향이 당진인 남편과 유동초등학교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작업한지도 벌써 7년이 훌쩍 넘었다. 자연이 있는 널찍한 공간을 꿈꾸어 왔는데 남편 고향에 오자마자 행운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이다. 먼 훗날 이 공간이 나에게만 큰 의미로 남는 것 이상의 장소가 되어서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의미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아직은 ‘나의 작품세계’라는 말조차 부담스러운 나이이고 모든 것이 아직은 어설프지만 유동초등학교에서의 작품생활은 나에게는 커다란 전환기였음을 확실한다.

첫 개인전 때의 ‘흙 드로잉’도 성북리 일대의 밭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봄에 농부들이 씨앗을 뿌리기 위해서 갈아놓은 정갈한 밭들에서 모티브를 발견하게 되었고 많은 감흥들이 나에게 밀려왔기 때문이다. 철저히 도시인이던 나에게 논과 밭들은 야성적인 추상그림들처럼 비춰졌다. 특히 붉은 황토밭은 너무나 매혹적이다. 황토흙은 체에 쳐서 안료처럼 만들어 개인전 때 직접 화랑벽에 드로잉해서 밭을 그대로 화랑에 옮기고 싶었다. 사물에 대해서 더이상 솔직해질 수는 없다고 장담하면서 말이다.

환경의 변화는 작가에게 변신의 계기를 제공한다. 작가에게 변신은 생명과도 같다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여기 삶이 나에게 주는 모든 의미들을 응고시켜 좋은 작품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고 싶다.

구 현 숙

■구현숙 화가 약력···

■학력

쪾1990 프랑스 Dijno(디종) 국립미술대학 졸업

쪾1990~93 영국 London 체류 작품활동

■경력

쪾1993 제1회 개인전(도올갤러리)

쪾1994 제2회 개인전(청남갤러리)

쪾1996 제3회 개인전(관훈갤러리)

쪾1996 국제환경미술제(청주박물관)

당진미협전

쪾1999 충남도 미협전

학동인

쭔주소 : 343-800 충남 당진군 순성면 성북1리

(구)유동초등학교 / Tel. 0457>353-5106